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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 리뷰

종이 달 - 감미로운 오리지널 스코어와 영화적 장치들로 나도 모르게 씌워진 색안경을 벗고나면 Ordinary 감독 : 요시다 다이하치 배우 : 미야자와 리에, 이케마츠 소스케, 오오시마 유코, 고바야시 사토미 등 이 영화는 ‘범죄행위’에 대한 비판과 비난을 위한 영화가 아닌 만큼 리카의 심리와 감정에 대해 조금 더 집중해서 볼 필요가 있다. 그녀가 처해있는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녀 마음속 깊은 곳에 응어리진 공허함과 '갑이 되고 싶은 을'의 분출하지 못한 에너지를 조금은 느낄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리카의 과거이자 미래를 암시하는 듯한 동료 두 명을 계속해서 엮으며 도덕적인 잣대를 계속해서 들이미는데, 그 기준선을 앞에 두고 갈팡질팡하는 리카의 기저 심리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그녀의 선택은 존중하지 못하겠으나 선택 이.. 더보기
치하야후루 (3부작) - 탄탄한 기본기와 독특한 소재로 매끄럽게 Ordinary 감독 : 코이즈미 노리히로 배우 : 히로세 스즈, 노무라 슈헤이, 마켄유, 카미시라이시 모네, 야모토 유마, 시미즈 히로야 등 냉정하게 영화 '치하야후루'의 구조적인 면만 살펴보게 된다면 특정 장르의 기본 공식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특색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속도와 집중력, 그리고 일정 부분 팀워크를 요한다는 스포츠 특유의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하기에 안성맞춤인 '카루타'를 소재로 삼아 특색을 더하고, 거기에 청춘·성장 요소를 적절히 섞어내었다. 다시 말하자면 치하야후루는 ‘카루타’라는 독특한 소재를 차용, 구조적-서사적으로 판에 박혀 진부하고 뻑뻑한 톱니바퀴를 매끄럽게 이어나가며, 히로세 스즈라는 배우의 소위 ‘멱살 잡고’ 이끌어가는 추진력과 소화력, 그리.. 더보기
분노 - 범죄 추리극의 탈을 쓰고 격정적 감정 곡선을 그리다 Recommend 감독 : 이상일 배우 : 와타나베 켄, 모리야마 미라이, 마츠야마 켄이치, 아야노 고, 히로세 스즈, 미야자키 아오이, 츠마부키 사토시 등 목표 대상이 정해진 분노는 매우 편하다. 표출하기도 쉽고, 표현해내기도 쉽다. 믿었던 이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그 감정이 곧 분노로 발전되어 표출되는 극 중 등장인물들의 감정처럼 말이다. 그러나 그들의 의심의 화살이 빗나갔을 때, 분노의 열기는 갈피를 잃고 방황한다. 어떻게든 대상을 찾아야만 하는 그 분노는 이윽고 자기 자신을 겨눠 분노의 불씨를 다시금 살려낸다. 감히 내가 믿었던, 사랑했던 이를 너무나도 쉽게 의심했던 나를 자책하는 것일지, 혹은 어떻게 해서든 멈출 수 없는 이 분노를 표출할 대상을 찾아야만 했던 것일지는 몰라도 확실한 것은 ‘분노’.. 더보기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 아이들에게서 내 모습이 보이는 순간 찾아오는 깊고 진한 노스탤지어 Essential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배우 : 마에다 코기, 마에다 오시로, 오다기리 조, 오츠카 네네, 키키 키린, 아베 히로시 등 각자 삶에 치여 조금 움직이는 것도 고된 어른들과는 달리, 아이들은 언제 어디서든 지치는 줄도 모르고 뛰어다닌다. 그렇게 아이들이 마냥 밝고 활기차게 뛰어다니는 그 장면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활력과 생동감은 우리들로 하여금 각자만의 동심과 어릴 적 시절을 떠올리게 해 주며 심장 한편이 아려오는 노스탤지어를 느끼게 한다. 거기다 시종일관 밝고 경쾌한 배경음악이 실과 바늘처럼 따라다니며 그 효과를 증폭시키는데, 어른들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단조롭고 축축 처지는 배경음악 내지는 아예 등장하지 않는 것과 극히 대조되는 부분. 말 그대로 '아이' 같은 소원과 속사정, 계획 .. 더보기
바닷마을 다이어리 - 서로의 상처를 돌봐주며 같이 성장해나가는 가족 영화의 지향점 Recommend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배우 : 아야세 하루카, 나가사와 마사미, 카호, 히로세 스즈, 키키 키린 등 부모의 크고 작은 다툼과 이혼으로 치닫는 부부 싸움은 성장기 아이들에게 매우 큰 혼돈과 공포 야기한다. 믿고 있던 세상의 두 기둥이 흔들리는 것과 마찬가지니 말이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그렇게 두 기둥 모두 떠나버려 흔들리며 성장기를 보낸 세 자매가 어느덧 각자만의 기둥이 되어가고 있을 때에, 자신들의 어릴 적 모습과 똑같은 의붓자매를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본 영화에서는 비단 네 자매의 복잡한 가족관계에서 오는 갈등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의 자잘한 고민과 걱정거리들도 등장한다. 자주 찾아뵙던 식당 이모의 가족관계와 건강문제, 셋째의 남자 친구의 꿈에 대한 .. 더보기
세 번째 살인 - 남을 재단하고 심판하는 권리는 어디서 오는가 Essential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배우 : 후쿠야마 마사하루, 야쿠쇼 코지, 히로세 스즈 등 남을 재단하고 심판하는 권리는 어디서 오는가. 영화감독이기 이전 저널리스트였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묻는다. 어쩌면 문명 사회에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사회생활 스킬 중 하나인 상대방을 파악하고 판단하는 것. 이기적이라고 하기엔 거리가 먼 것 같은 이 행동은 자칫하면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무심하게 생각했었던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의문점과 함께, 일본의 사법체계의 부조리를 같이 엮어 만든 영화가 바로 '세 번째 살인'이다. 영화는 미스미가 다른 사람을 죽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 때문에 사형이 구형될 게 뻔한 미스미의 변호사인 시게모리가 그를 만나 진술.. 더보기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 제대로 파악한 엑스맨의 아이덴디티와 무기력하게 놓친 재미 Ordinary 감독 : 매튜 본 배우 : 마이클 패스벤더, 제임스 맥어보이, 제니퍼 로렌스 등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들을 쉽게 대입해 볼 수 있는 '엑스맨'은 말콤 X를 모티브로 한 매그니토와 마틴 루터 킹을 모티브로 한 프로페서 X 간의 사상 및 이념의 대립을 철학적으로 다루며 지금까지도 두꺼운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프랜차이즈다. 그들의 대립과 사상의 충돌은 주로 주요 인물들 간의 대화를 통해 묘사되곤 하는데, 엑스맨의 중심추 역할을 하는 에릭과 찰스의 대화를 통해 소수자의 입장에서 강경/온건파의 사상적 대립을, 미스틱과 비스트의 대화를 통해 성인임에도 자아를 확립하지 못해 정체성이 흔들리는 모습 등을 엿볼 수 있다. 이는 실사영화로 먼저 제작된 오리지널 엑스맨 트릴로지 중 엑스맨 1편과 X2에서.. 더보기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 인피니티 사가 마무리의 근본적인 뼈대가 된 탁월한 수작 Recommend 감독 : 브라이언 싱어 배우 : 휴 잭맨, 마이클 패스밴더, 제임스 맥어보이, 제니퍼 로렌스, 엘렌 페이지 등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으로 마무리 한 인피니티 사가를 전부 관람한 이후에 본 영화를 다시 관람하게 되면,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이하 데오퓨)가 인피니티 사가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있다. 데오퓨와 어벤져스 3,4편의 굵직한 스토리라인을 따 보면 다음과 같다: 기존의 영웅들을 압도하는 슈퍼 빌런의 등장 (타노스/센티넬) 각기 다른 힘을 가진 능력자들의 집합 (어벤져스 사단/엑스맨 사단) 그를 막기 위해 각종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맞서 싸우지만 처참히 패배 남은 유일한 방법은 과거로 시간 여행해서 미래를 바꾸는 방법뿐 (앤트맨의 양자 영역/키티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