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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 리뷰

작가 미상 -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다. Recommend 감독 :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배우: 톰 쉴링, 폴라 비어, 세바스티안 코치, 사스키아 로젠달, 올리버 마수치 등 3시간을 훌쩍 넘는 시간을 보고 살짝 걱정했는데 확실히 영화가 좋으면 러닝타임은 중요하지 않음을 '아이리시맨' 이후로 다시 한번 느낀다. 영화는 한 남자의 일생을 쭉 따라가며 겪은 여러사건들을 보여주는데, 그들은 곧 주인공의 최종 작품을 위한 밑거름 역할을 한다. 의미 없이, 혹은 개성없이 만들어냈던 작품들은 퀄리티는 좋을지언정 독창성의 부재를 낳기에 자신이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 혹은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에 대해 끝없이 고민한 결과가 결국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창작물이라는 점에서 성장영화와도 닮아있다. 기억 속의 인물, 주변 인물, 그리고 모르.. 더보기
집에 돌아오면, 언제나 아내가 죽은 척을 하고 있다 - 알아봐주길 바라는 그 마음이 너무나도 순수하고 사랑스럽다 Ordinary 감독 : 리 토시오 배우 : 에이쿠라 나나, 야스다 켄, 오타니 료헤이, 노노 스미카 등 본 영화는 일본에서 화제가 됐었던 '집에 돌아오면, 언제나 아내가 죽은 척을 하고 있다’는 짧은 인터넷 글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창작 작품이다. 죽은 척을 하는 아내의 심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며, 동시에 현 일본 젊은이들을 대변하는 직장 후배 부부를 삽입하여 직장생활과 결혼생활에 대한 사회의 시선과 심리를 그려낸다. 영화 초반에는 영화 제목 그대로 퇴근하고 집에 오면 죽은 척을 하고 있는 치에를 사랑스럽게 그려내며 일본 특유의 따뜻하고 배려 넘치는 달달한 분위기를 구성한다. 그러나 딱 인터넷 글에 나온 사례들이 끝나는 중반부 시점부터는 감독의 안전한 선택으로 인한 진부함으로 영화가 무너져 내리며 결.. 더보기
졸업 - 우리 다음 세대에도 적용될, 청춘과 세대차이에 대하여 Recommend 감독 : 마이크 니콜스 배우 : 더스틴 호프만, 앤 밴크로프트, 캐서린 로즈 등 그 당시에도 그랬겠지만 지금 봐도 '청춘'이라는 명목 하에 소위 막장스러운 행동과 결말을 맺는 영화로 유명하다. '졸업'이라는 영화가 아직까지도 명작 반열에 올라와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로 '청춘'이라는 주제를 다룬 로맨틱 코미디 영화이기 때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리드미컬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재미. 두 번째로는 마냥 가볍지는 않은 세대론을 아주 세밀하고 다양한 형태로 구분 지어 영화에 녹여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는 '수족관'과 '방'이라는 테마를 꼽을 수 있다. 청춘들의 이야기. 갓 학교를 졸업하고 다음 목표로 향하기 이전의 불안함과 스트레스는 범세계적으로 거의 모든 사람이 공감.. 더보기
빈폴 - 너무 늘어져도 문제다 Ordinary 감독 : 칸테미르 발라고프 배우 : 빅토리아 미로시니첸코, 바실리사 페렐리지나 등 '너무' 늘어져도 문제다. 애틋하더라도 둘 사이에 관계가 늘어지면 문제가 되고 아무리 감명 깊더라도 영화의 흐름이 늘어지게 된다면 문제가 된다. 첫 번째로 영화의 흐름이 너무나도 길다. 대사와 대사간의 간격이 기본 10초에서 15초 정도다. 그 대사마저도 길이가 길지 않은 편이다. 최근에 본 영화 중에 흐름이 느린 영화가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었는데, 본 영화와 비교하자면 속사포 랩 같이 느껴질 것이다. 두 번째로, 극 자체가 늘어지다 보니 두 주인공간의 관계도 자연스레 늘어지게 되는데, 이는 둘 사이의 관계를 확인하고자 하는 과정이 너무 길게 느껴지는 것으로 귀결된다. 영화는 의지할 존재에 대한 갈망과.. 더보기
택시 드라이버 - 정의로운 영웅심리 혹은 그를 가장한 개인적인 욕망의 분출 Ordinary 감독 : 마틴 스콜세시 배우 : 로버트 드 니로, 하비 케이틀, 조디 포스터, 시빌 셰퍼드 등 영화의 6~70% 지점대까지는 평범한 그러나 외롭고 고독한 소시민의 삶을 그려내는데, 마틴 스콜세시 감독의 작품들 특징이 그러하듯 과하다 싶을 정도로 세밀한 디테일까지 그려내며 작품과 등장인물에게 깊숙하게 침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게 때문에 마틴 스콜세시 감독의 작품들을 온전하게 감상하기 위해서는 그 당시 시대/사회상과 관념을 숙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베트남과의 전쟁 이후 사회로 돌아온 군인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범죄자와 같은 낙인이 찍혀 비참한 삶을 살았다는 것은 유명하다. 대표적으로 전설적인 락스타 브루스 스프링스턴의 'Born is the U.S.A'와 같은 곡이 주인공인 트래.. 더보기
작은 아씨들 - 흐름은 건들지 않되 짧은 손길 하나로 방향을 튼다 Ordinary 감독 : 그레타 거윅 배우 : 시얼샤 로넌, 엠마 왓슨, 플로렌스 퓨, 로라 던, 티모시 샬라메, 메릴 스트립 등 작은 아씨들은 워낙 유명한 작품이고 연극, 영화, 드라마, 만화 등 수많은 매체에서 많이 제작 혹은 리메이크되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만큼 작은 아씨들을 제작하게 된 데에는 확실하고 타당한 이유가 존재해야만 했는데, 그레타 거윅 감독은 그 이유를 결말부에서 보여준다. 원작자인 루이자 메이 올컷은 조가 결혼하는 결말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영화의 끝맺음에서 보여주듯 협상을 통해 편집장의 뜻대로 결말을 내지만, 관객들에게 ‘선심 쓰듯’ 조를 결혼시킨 것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결말을 맺는 것과는 전혀 다른 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주도권을 누가 가지고 있느냐.. 더보기
문신을 한 신부님 - 단단한 것을 휘었다 폈을 때의 반동 Essential 감독 : 얀 코마사 배우 : 바르토시 비엘레니아, 엘리자 리쳄벨, 토마시 지엥텍, 알렉산드라, 코니에츠나 등 '문신을 한 신부님'은 줄곧 자기 자신 위주로 살아오던 인물이 타인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고 변화하며 마을 주민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그 과정과 결국 원점으로 회귀한 후 열린 결말로 끝맺음하는 폭넓은 감정 곡선을 그린 드라마이다. 교통사고와 주민들의 모순 그리고 이를 판가름하는 종교는 결국 극을 진행하는데에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할 뿐, 영화의 본질은 다니엘이라는 인물의 감정과 신념 변화에 주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다니엘이 일련의 사건들을 겪고 다시 원점으로 회귀하게 되면서 감정이 극에 달하게 되는데, 이 감정을 끝까지 끌고가며 롱테이크와 절묘한 엔딩 컷 등 기술적인 위력과 .. 더보기
버즈 오브 프레이 - 전작에서 답습한 구멍들을 메꾼 '할리 퀸'이라는 매력적인 무기 Ordinary 감독 : 캐시 얀 배우 : 마고 로비 등 필연적으로 ‘수어사이드 스쿼드’(이하 수스쿼)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연출 및 전개, 스토리와 등장인물 및 빌런의 평면적인 입체감 등 수스쿼에서 밑천을 보였던 수많은 부분들을 그대로 답습하였다. 특히 조연들의 평면적인 캐릭터성과 그들의 결속력은 전작보다 훨씬 처참한 수준이다. 어디선가 많이 본 캐릭터 내지는 남의 옷을 입은 것처럼 어울리지 않는 배역들 뿐이다. DC와 버즈 오브 프레이 원작의 팬이라면 아마 많이들 실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수많은 단점들을 ‘할리 퀸’이라는 배역과 그녀를 연기하는 마고 로비의 열연으로 매끄럽고 유쾌하게 이끌어간다. 수스쿼에서 독보적인 입지와 매력을 뽐냈던 만큼, 영화는 할리퀸을 전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