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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 리뷰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 플롯간의 간극을 더 좁혔더라면 Ordinary감독 : 안토니오 캠포스배우 : 로버트 패틴슨, 톰 홀랜드, 세바스찬 스탠, 빌 스카스가드, 제이슨 클라크, 라일리 키오 등전반적으로 '폭력의 굴레'를 다루는 여느 영화와 형태가 비슷하기 때문에 색다른 점을 기대하긴 어려우며, 킬링타임용으로나 볼 법하다. 등장인물들의 비중이 비등한 군상극인데다가 시간대와 챕터별 주인공이 계속해서 뒤바뀌곤 하는데, 플롯이 구조적으로 유기적이지 않아 장면과 장면 사이가 단절된다는 느낌을 받는다. 때문에 화면은 계속해서 뒤바뀌지만 맥락을 짚기가 힘들며, 등장하는 배우들이 주, 조연을 가리지 않고 무거운 존재감들을 자랑하나 그들의 노력으로도 서스펜스와 긴장감을 잇기에는 역부족이다. 감독의 역량과 한계가 느껴지는 아쉬운 부분. 더보기
아이, 토냐 -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롤러코스터 Recommend 감독 : 크레이그 질레스피 배우 : 마고 로비, 세바스찬 스탠, 앨리슨 제니 대부분 한 영화의 장르는 한 개, 많으면 두 개 정도의 장르가 결합되어 있다. 예를 들면 스릴러에는 공포, 성장에는 아픔이 따라오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연출 방법들은 그 장르에 맞게 대강 구조가 짜여 있고, 이들은 인증된 공식처럼 따라다닌다. 그러나 아이, 토냐는 기본적으로 한 인물의 인생을 다룬 전기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장르와 많은 서사가 내포되어 있다. 두드러지는 장르들만 뽑아봐도 코믹, 성장, 로맨스, 스릴러/범죄, 사회, 인생 등이 있다. 이들은 영화의 진행과 발맞춰 변모하며 아주 매끄럽고 쫀득하게 뭉쳐져 있다. 장르의 변화에는 페이크 인터뷰/다큐 구성, 롱테이크와 CG 등 고도의 기.. 더보기
모노노케 히메 - 당시 시대상을 당당하게 역행하는 대범함 Ordinary 감독 : 미야자키 하야오 성우 : 마츠다 요지, 이시다 유리코 등 나는 영화를 보기 전후에 그 영화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찾아보곤 한다. 이는 영화를 보기 전에는 흡수에 도움이 되며, 후엔 소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시각에서 보면 사전 정보를 찾아볼 때엔 영화에 대한 스포를 당할 수도 있고, 감상 이후엔 다른 사람의 시각 및 평을 내 의견인 것 마냥 덧씌워져 '나'의 감상평이 왜곡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영화에 대해 검색하는 것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영화에 대한 선입견이 생긴다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모노노케 히메와 같이 한 분야에서 획을 그은 영화들은 더욱이 조심스럽다. 한 분야의 '정점'이라는 타이틀에 넘어갔지만 막상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실망했던 경험이 몇 있기 .. 더보기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 - 목적과 믿음이라는 빛 한 줄기 만으로도 삶이라는 꽃을 피우기 충분하다 Ordinary 감독 : 이시이 유야 배우 : 이시바시 시즈카, 이케마츠 소스케 등 영화에 대해 깊게 들어가기 전에 먼저 두 주연배우들을 언급하고자 한다. 언뜻 반사회적 인물처럼 보일 정도로 눈에 보이는 모든 것에 부정적이며 편협한 사고의 소유자를 연기한 이시바시 시즈카는 새로 발견한 원석 같은 존재이며, '종이 달'에서 독특한 마스크로 인상 깊은 열연을 보여준 이케마츠 소스케는 본 작품에서도 종횡무진하며 뛰어난 연기를 선보인다. 이 둘의 앙상블은 우울하고 삭막한 현대사회의 퍼런 응달을 품고 사는 청년들을 솔직하고 처연하게 대변한다. 감독은 목적의식과 그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하루를 충실히 살아가는 자와 그저 흘러가는 데로 사는 자의 차이를 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 전한다. 두 주인공 미카와 신지라는 인물.. 더보기
어느 가족 - 일체의 재단도 하지 않고 메세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 Recommend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배우 : 안도 사쿠라, 마츠오카 마유, 릴리 프랭키, 키키 키린, 죠 카이리, 사사키 미유 등 여러모로 아무도 모른다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등을 필두로 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전작들의 흔적과 느낌이 많이 묻어있다. 자의적 혹은 타의적으로든 극 중 어른들은 하나 이상씩 결함을 가지고 있다. 속사정이 어찌 됐건 그들은 현대사회에서 바라보는 이상적인 어른으로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나무로 비유하자면 휘어 자란 모양새이다. 그리고 그들 곁에서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하는 새싹들은, 자연스럽게 그들에게서 가장 가까이 있는 휘어있는 나무들을 바라보며 자란다. 한눈에 봐도 남들과 달리 휘어져있는 줄기는 옳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올곧게 자란 저 다른 나무들 때문에 햇빛을.. 더보기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 홍경표에게서 임마누엘 루베즈키가 보인다 Ordinary 감독 : 홍원찬 배우 : 황정민, 이정재, 박정민, 박소이 등 인남, 레이 둘 중 누가 더 악한지 선한지 구분지을 필요도, 총과 칼에 몇 방씩을 맞아도 죽지 않는 주인공들의 설정도, 하물며 동남아에 아동인권유린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도 그리 중요치 않으며, 관객 또한 매몰될 필요가 없다. 영화 전반에 걸쳐 자질구레한 빈 틈이 보여도 속도감과 촬영기술 덕에 가려지는 감이 없잖아 있지만, 어쨌든 거의 모든 것들이 말 그대로 '추격전'하나만 보고 달려간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홍경표 촬영감독이 있다. 마치 포스트 엠마누엘 루베즈키를 보는 듯 하다.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여러 번 로케이션이 바뀌는데 장소가 바뀔 때 잡아주는 시선과 색감만 봐도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단번에 알아볼 수 있게끔 포커스를.. 더보기
블루 아워 - 거북할 정도로 불편하고 불안정한 감정만큼은 확실하게 전달되어 맴돈다 Ordinary 감독 : 하코타 유코 배우 : 카호, 심은경 등 영화를 통해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바는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불안정하고 불편했던 나의 어릴 적 배경들을 끊임없이 배치시키며, 기분 나쁠 정도로 아프고 따갑게 나를 찌르는 곳을 다시 찾아가 나의 본모습, 그리고 그와는 상반된 현재 나의 모습의 근원을 재확인하는 일종의 자아실현 내지는 정체성 탐구에 대한 내용임을. 그러나 배급사의 홍보방향과는 다소 다른 장르의 영화이기 때문에 '힐링 영화'라는 카피에 속아 보게 되었다면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을 것. 장대비가 내리는 지금이라도 도망치고 싶은 그 불편함과 부끄러움, 창피함, 이질감 등 주인공 스나다가 다시 찾은 고향에서 겪는 감정들은 스크린 앞의 관객들에게도 온전히 전달되어진다. 어릴 적 .. 더보기
반도 - 성공의 근원을 좇지 않고 결과의 산물만 좇는 K-무비,K-문화,K-악폐습 Awful 감독 : 연상호 배우 : 강동원, 이정현, 권해효, 김민재, 구교환 등 한국식 좀비 영화. 영화의 뼈대부터가 이미 한 '장르'로 구분되어질 만큼 큰 인기와 수요가 있는 좀비-아포칼립틱 배경을 차용한 것부터 특색을 노리기에는 역부족임은 제작진들도 필시 알고 있었을 것이다. 당장 전작부터 좀비 영화의 클리셰를 충실하게 답습하였던 전적이 있고, 동일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는 사실과 출연진들을 제대로 살펴보았다면 미안한 말이지만 관객들도 사실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거두절미하고, 영화 반도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한국'을 무대로 한 '좀비'영화임에도 전혀 색다르지 않다. 아니, 오히려 '너무나도 익숙하다'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가 흔히 접해왔던 영화, 드라마 등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