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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 리뷰

바닷마을 다이어리 - 서로의 상처를 돌봐주며 같이 성장해나가는 가족 영화의 지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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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배우 : 아야세 하루카, 나가사와 마사미, 카호, 히로세 스즈, 키키 키린 등


부모의 크고 작은 다툼과 이혼으로 치닫는 부부 싸움은 성장기 아이들에게 매우 큰 혼돈과 공포 야기한다. 믿고 있던 세상의 두 기둥이 흔들리는 것과 마찬가지니 말이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그렇게 두 기둥 모두 떠나버려 흔들리며 성장기를 보낸 세 자매가 어느덧 각자만의 기둥이 되어가고 있을 때에, 자신들의 어릴 적 모습과 똑같은 의붓자매를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본 영화에서는 비단 네 자매의 복잡한 가족관계에서 오는 갈등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의 자잘한 고민과 걱정거리들도 등장한다. 자주 찾아뵙던 식당 이모의 가족관계와 건강문제, 셋째의 남자 친구의 꿈에 대한 미련, 하다 못해 막내와 썸남(?)의 사랑의 눈치싸움까지 말이다. 이는 일상 속 희로애락을 느끼며 살아가는 우리네 삶과 매우 닮아있다. 고레에다 감독은, 그 일상 속에서 공감, 연민, 온정 등 자매애를 필두로 각자 마음속 깊이 자리 잡았던 응어리들을 하나씩 마주하고 해결해나가는 네 자매를 보여주면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에 대해 넌지시 가리키는 것은 아닐까.

 

사실 거창하게 추측해본 의도와 명분은 뒤로 제쳐두고, 영화를 보고 가슴이 따뜻해진다면 그 이유만으로도 영화에 대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정말이지 고레에다 감독의 '가족'을 다루는 방법, 그리고 선하고 아름다운 이들의 이야기에 일본 특유의 감성이 더해져 가슴이 따뜻함으로 꽉 차는 느낌이 든다. 서로의 상처를 돌봐주며 같이 성장해나가는 가족 영화의 지향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