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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천공의 벌 - 두 마리 토끼를 다 잃은 경우 Awful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출판사: 재인 옮긴이: 김난주 작품을 위해 헬리콥터 및 중장비 기계, 핵과 원자로, 열과 화학에 대해 깊이 공부한 티가 난다. 마치 인터스텔라를 제작하기 위해 논문까지 집필하게 된 놀란 형제처럼 말이다. 본 작품 자체가 대중친화적인 작가의 여타 다른 소설들과 달리 매니악하고 전문적인 소재에 대해 다루며, 방향성이 추리극보다는 과학적/수학적 시뮬레이션 쪽에 가깝다. 따라서 대중적인 재미와 흥미보다는 현실성을 앞세우며 경각심을 일깨워 주며, 결말부에서 다시 한번 더 중점적으로 다뤄지며 궁극적으로 반 원전화 프로파간다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작가의 시선이 담겨 있다. 각설하자면 시도는 좋았다만, 소설이라 하기엔 전공서적과 같이 무겁고, 학술지 내지는 논평이라고 하기엔 짜임새가 .. 더보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펜 대를 쥐어잡았을 때 시작되는 나비의 날갯짓 Ordinary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출판사: 현대문학 옮긴이: 양윤옥 감정적으로 몰입할 것이 없는 추리극은 단지 경찰의 수사보고서를 서술 트릭으로 한번 비꼬아 늘려놓은 것과 별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하는지라, 지금 당장도 하루에 수백, 수천 건씩 크고 작은 사건들이 온갖데서 발생하고 있음에도 별 관심이 없다. 따라서 사건의 심각성, 범행의 잔혹함과 같이 자극적인 요소들로 인한 것이 아닌, 범행의 동기, 피해자의 입장과 심정 등 감정적인 무언가에 몰입 또는 공감이 가능한 소위 '껀덕지'들이 있는 사건들이어야 비로소 대중들의 관심사에 오르내리게 된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들이 유독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게 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시작되었다고 본다. 탄탄한 집필 능력에 감정적으로 공감하고 나아가 제 .. 더보기
백야행 - 정교하게 흩뿌린 자욱한 안개 속 희미하게 빛나는 감정 Essential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출판사: 재인 살인사건 범행과 용의자, 그리고 그들의 행적. 그들의 '삶'에 살을 더해주는 여러 명의 조연들. 600p 2권으로 구성되어있는 이 소설은, 분명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2권 후반부까지도 새로운 얼굴들이 (거의) 끊이지 않고 등장한다. 이들은 료지와 유키호와 어떤 방식으로든 직, 간접적으로 연관되어있으며, 그들의 세계관과 삶에 생기와 활력, 나아가 극의 톤 앤 매너를 정립하고 구축하는 데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다시 말해, 범행과 관련된 이들과 그 주변인들의 실제화(實際化)하여, 아찔할 정도로 입체적이며, 동시에 정교하게 극을 구축하였고, 그들로 삼아 극의 톤과 서스펜스를 한 껏 끌어올리며 합리적 결말과 긴 여운을 이끌어 냈다고 할 수 있다. 백야행의.. 더보기
용의자 X의 헌신 - 천재들의 치열한 추리게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관계에 대한 서정적 멜로드라마 Recommend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옮긴이: 양억관 출판사: 재인 한 여자를 지키고픈 남자의 치밀한 알리바이, 그리고 그 남자를 지키고픈 남자의 추리. 전체 줄거리를 가볍게 줄여보자면 이렇다. 사실 이 책에서 추리는 거들뿐, 메인 요리는 관계에 대한 멜로드라마이다. 이시가미와 유가와의 티키타카의 기저에는 상대를 구해주고픈 헌신적인 애정과 연민이라는 공통분모가 존재한다. 그 감정들이 바로 두 남자를 움직이게 한 메인 엔진이었던 것이다. 비단 그 두 남자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모든 조연들도 사랑, 애정 ,연민, 우정, 존경, 분노 등 각자 저마다의 감정들이 그들을 움직이게 한다. 시작은 타의적이었어도 말이다. 참 재밌지 않은가, 작 중 이시가미의 알리바이를 관통하는 메시지인 “기하학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