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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 리뷰

아이, 토냐 -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롤러코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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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크레이그 질레스피

배우 : 마고 로비, 세바스찬 스탠, 앨리슨 제니


대부분 한 영화의 장르는 한 개, 많으면 두 개 정도의 장르가 결합되어 있다. 예를 들면 스릴러에는 공포, 성장에는 아픔이 따라오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연출 방법들은 그 장르에 맞게 대강 구조가 짜여 있고, 이들은 인증된 공식처럼 따라다닌다. 그러나 아이, 토냐는 기본적으로 한 인물의 인생을 다룬 전기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장르와 많은 서사가 내포되어 있다. 두드러지는 장르들만 뽑아봐도 코믹, 성장, 로맨스, 스릴러/범죄, 사회, 인생 등이 있다. 이들은 영화의 진행과 발맞춰 변모하며 아주 매끄럽고 쫀득하게 뭉쳐져 있다.

 

장르의 변화에는 페이크 인터뷰/다큐 구성, 롱테이크와 CG 등 고도의 기술력과 연출들이 전환점 역할을 한다. 특히 그중 주요 출연진들이 관객에게 말을 거는 장면들이 있는데, 이는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소격 효과를 유발하며 어느 한 장르에 관객들이 깊게 매몰되지 않게 만들어 계속해서 새롭고 흥미진진한 감정을 유지시킨다.

전개 방식도 매우 독특한데, 기억을 헤집을 때 순서가 일정치 않고 순간적으로 어느 시점이나 사건이 탁 떠오르면 불꽃이 일듯, 단순히 이야기의 진행이 사건의 흐름을 좇지 않고 페이크 다큐 인터뷰어들의 기억에 맞추어 진행된다. 이 또한 장르의 순간적인 변화에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보통 이 중 한 두 개의 연출 방법만이 차용되어도 독특하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재료를 추가할수록 잡탕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필시 있기 마련인데, '아이, 토냐'는 이 모든 영화적, 기술적 연출 및 구성들을 매끄럽게 소화한다. 마치 독특해 보이려고 안간힘을 쓰며 끌어다가 쓴 것이 아니라,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필요하기 때문에 한 두 가지씩 집어 온 느낌이다. 마치 제 옷을 입은 느낌처럼.


의상 분장 소품 등 고증면에서도 제작진들의 열정과 집념이 느껴지며 휙휙 바뀌는 시간대마다 다른 스타일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군더더기 없이 빼어난 주요 출연진들의 열연은 두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

 

종합해보자면 영화 '아이, 토냐'는 롤러코스터와 같은 토냐 하딩의 인생 이야기를 크레이그 질레스피 감독의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선택과 능력으로 빚은 탁월한 수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토냐 하딩의 달콤 쌉싸름하면서도 타인의 인생 이야기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한다는 점에서, 마틴 스코세이지 작품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다만 '아이, 토냐'는 비교적 직설적이며 편한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