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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배우 : 안도 사쿠라, 마츠오카 마유, 릴리 프랭키, 키키 키린, 죠 카이리, 사사키 미유 등
여러모로 아무도 모른다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등을 필두로 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전작들의 흔적과 느낌이 많이 묻어있다.
자의적 혹은 타의적으로든 극 중 어른들은 하나 이상씩 결함을 가지고 있다. 속사정이 어찌 됐건 그들은 현대사회에서 바라보는 이상적인 어른으로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나무로 비유하자면 휘어 자란 모양새이다. 그리고 그들 곁에서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하는 새싹들은, 자연스럽게 그들에게서 가장 가까이 있는 휘어있는 나무들을 바라보며 자란다.
한눈에 봐도 남들과 달리 휘어져있는 줄기는 옳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올곧게 자란 저 다른 나무들 때문에 햇빛을 받지 못했던 새싹들은 휘어진 나무가 유일한 정답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을까. 때문에 자기도 휘어져 자라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았을까. 그럼에도 새싹들이 휘어진 나무들을 옳게 바라볼 수 있을까. 현실을 직시하고서도 그 나무들을 내 부모라고 인정할 수 있을까. 남들과 달리 굴곡진 그 나무들은 새싹들의 답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저 햇빛을 바라보기 위해 휘어진 등줄기를 우리는 도덕적 잣대로 옳지 않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후, 판가름의 키를 오롯이 쥐고 있는 관객들은 그들에게 가지고 있는 호의적인 연민과 도덕적인 잣대 사이에서 갈등하며 감독이 전달하고자 한 키(Key)포인트인 '취약계층'에 대한 건설적인 사고를 이어나간다. 메세지의 본질만을 전달할 뿐, 일체의 재단도 하지 않는 고레에다 감독은 관객들에게 메세지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해야하는지 잘 파악하고 있으며, 이는 그의 전작들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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