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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 리뷰

버즈 오브 프레이 - 전작에서 답습한 구멍들을 메꾼 '할리 퀸'이라는 매력적인 무기

Ordinary

감독 : 캐시 얀

배우 : 마고 로비 등


필연적으로 ‘수어사이드 스쿼드’(이하 수스쿼)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연출 및 전개, 스토리와 등장인물 및 빌런의 평면적인 입체감 등 수스쿼에서 밑천을 보였던 수많은 부분들을 그대로 답습하였다. 특히 조연들의 평면적인 캐릭터성과 그들의 결속력은 전작보다 훨씬 처참한 수준이다. 어디선가 많이 본 캐릭터 내지는 남의 옷을 입은 것처럼 어울리지 않는 배역들 뿐이다. DC와 버즈 오브 프레이 원작의 팬이라면 아마 많이들 실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수많은 단점들을 ‘할리 퀸’이라는 배역과 그녀를 연기하는 마고 로비의 열연으로 매끄럽고 유쾌하게 이끌어간다. 수스쿼에서 독보적인 입지와 매력을 뽐냈던 만큼, 영화는 할리퀸을 전면에 내세우고 하나부터 열까지 할리퀸 위주로 맞춤 제작되었다. 때문에 조연들은 비교적 평면적인 캐릭터성으로 그려졌고, 제작진들은 그 사실을 딱히 숨기려고 하지 않는다. 사실상 예상했던대로 ‘할리퀸과 들러리들’인 셈이다.

 

‘존 윅’ 시리즈의 액션 감독의 합류로 인한 육탄전은 정교하진 않으나 시원시원하고 다채롭게 구성되었으며 적절한 OST의 활용으로 풍미를 더해준다. 그러나 이 액션마저도 ‘할리 퀸’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로 조연들은 캐릭터성이 처참하게 무너졌기 때문에 액션도 무미건조하게만 느껴진다.

 

정리해보자면 정신적 전작이라고 할 수 있는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크게 다를 바는 없으나, (할리 퀸 한정)액션과 ‘할리 퀸’이라는 캐릭터의 아이덴티티 하나는 확실하게 살렸다고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다. 전작에서 혹평을 받은 거의 모든 것들을 답습했으나 이번에는 그 구멍을 메꿀 ‘할리 퀸’이라는 아이코닉한 무기 하나를 꽉 쥐고 있는 셈. 좋게 말하면 본 영화는 할리 퀸의 '하드캐리'고, 나쁘게 말하면 할리 퀸을 제외하고는 전부 별 볼품없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