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영화 리뷰

인크레더블 2 - 시대상과 페미니즘을 잡고, 개연성과 매력을 놓치다


Ordinary


감독 : 브래드 버드

배우 : 크레이그 T. 넬슨, 사무엘 L 잭슨, 홀리 헌터, 사라 보웰, 헉 밀너 등


Pros & Cons


한 층 발전된 전편 특유의 파스텔톤 배경과 질감

현대적인 가정사와 사회상을 대변한 공감과 유머 코드

속도감있는 대사들과 장면 전환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

뛰어난 성우진 (자막판 기준)




제대로 회수되지 않은 전편의 떡밥, 마구잡이로 뿌려놓은 새 떡밥

초반 시퀀스를 제외하고 각자의 능력들을 십분활용한 전투의 부재

의도가 뻔히 보이는 과도한 엘라스티걸 밀어주기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개그 캐릭터로 소비된 대쉬와 바이올렛

조연들의 아쉬운 분량과 활용



빠밤 빰~빠밤~  빠밤 빰~ 빠밤~


은퇴한 슈퍼히어로 - 평범한 가정을 배경으로 현실적으로 공감되는 유머코드들과 각자의 초능력들로 사건을 해결하는 통쾌함으로 관객과 비평 모두 좋은 성적을 낸 디즈니-픽사의 명작 중 하나인 인크레더블.


개인적으로 토이 스토리와 함께 유년시절을 보낸 만화영화로써 속편에 대한 열망이 다른 이들과 다르지 않았다. 속편에 대한 소식이 들려온 작년 하반기, 인크레더블을 한 번이라도 봤던 이 라면 어찌 설레지 않을 수 있었을까.


인크레더블2의 최고 신스틸러, 귀염둥이 잭잭


앞서 말했듯 은퇴한 슈퍼히어로들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전편에서의 특징들 - 지극히 평범한 가정을 소재로 한 친숙함과 공감, 개그 코드들과 1편 특유의 파스텔 톤의 질감과 분위기를 한층 더 발전된 모습으로 보여준다. 



인크레더블 2는 기존의 떡밥과 전편에 비해 비교적 복잡한 본편 스토리의 진행으로 인해 125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을 자랑한다.


이는 픽사 영화들 중 역사상 가장 긴 상영시간인데, 그럼에도 영화가 길게 느껴지지 않았던 주된 이유는 - 오디오가 거의 비지 않을 정도로 채워진 속도감 있는 대사들과 장면들의 전환이다.

각자의 능력들을 돋보이게 해주는 수려한 그래픽역동적인 카메라 무브먼트 또한 인상깊었다.

남자가 일하고 여자가 집안일하는 고정관념을 그대로 보여준 1편 (좌)와 정반대의 2편 (우)


2018년 현재의 시대상도 가감없이 반영시켰다.


물론 1편에서도 능동적인 여성상의 아이콘 격이었던 엘라스티걸과, 남편이 집안일을 도와주는 등 개방적인 사회상을 보여주었지만, 2편에서는 더욱 작정하고 보여준다.


잭잭의 육아, 대쉬의 수학, 바이올렛의 연애 등 육아에 대해 세부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들을 아버지인 밥이 '영웅적'으로 해결하는 '집안일과 육아 또한 영웅적인 일' 라는 메세지와, 아내인 엘라스티걸이 초중반부 사건을 전담하여 해결하는 2018년 현재 팽배한 페미니즘의 흐름을 잘 녹여냈다. 


물론 개방적이고 성평등적인 요소들을 반대하진 않지만, 엘라스티걸을 내세우면서 강요하듯이 때려박는 바람에 과하다 라는 느낌은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전투적인 활약은 전편에 비해 정말 저조하다. 대부분 개그 코드로 소비됨.


엘라스티걸을 내세워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엄마&여성상을 대변한 것은 좋으나 밥-헬렌의 가치관의 변화에만 너무 집중한 나머지, 바이올렛은 흔한 10대 여자아이, 대쉬는 천진난만한 어린아이라는 1편의 성격을 그대로 가져와 대쉬, 바이올렛은 비교적 특별한 개성과 매력이 없다. 


페미니즘과 성평등적인 현대적 사회상을 녹여낸 것은 좋으나 1편에서도 가부장적인 가정이 아니었을 뿐더러 이미 능동적인 캐릭터였던 헬렌을 과하다 싶을 정도로 부각시킨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 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언더마이너는 어떻게 된거냐!?


1편의 마지막 장면이었던 언더마이너에 대한 떡밥이 깔끔하게 회수되지 않은 점, 
마찬가지로 잭잭의 초능력들이 맛보기 정도로만 쓰여진 점,
엘라스티걸을 제외한 인크레더블 가족들의 슈퍼히어로를 제대로 쓴 무대가 꾸며지지 않은 것,
1편에서 나름 비중과 인지도를 차지하고 있던 조연들. 프로존과 에드나의 분량과 사용의 아쉬움,
새로운 슈퍼히어로들이 대거 투입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 점, 
전편의 빌런보다 더욱 직접적인 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블린의 범행이 그닥 와닿지 않는 점,
급작스럽게 해결된 결말과 그로인해 본편에서의 가장 큰 논점이었던 ‘슈퍼히어로들의 자율'건에 관해서 생각보다 너무 낙관적으로 결론이 내려진 점 등 

전편에 비해 전반적인 스토리와 구성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많이 보인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의 애기 그루트와 애기 괴물의 싸움과 비슷하다.

전투 시퀀스들에 대해 아쉬운 점도 있다.

1편의 경우 외딴 섬에 떨어지면서 부터 각자의 능력들을 십분 활용해 적들을 물리쳐 나아가는 통쾌함이 있었는데, 본편에서는 그런 모습들이 극 초반부 언더마이너와의 전투를 제외하면 딱히 없다.

그들의 능력들을 활용해도 전편에서 보여줬던 모습들이 대부분이고, 때문에 임팩트도 별로 없다. 스토리 진행을 위해 적절히 가미된 조미료 같은 느낌.

때문에 새로 선보인 잭잭의 능력들과 너구리의 전투가 본편에서는 가장 재밌는 전투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최근 베터 콜 사울을 보고 있어서 그런지, 윈스턴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지미?' 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또한 경찰 릭 디커의 목소리도 분명 '마이크'로 열연 중인 조나단 뱅크스이거나 J.K.시몬스의 느낌이 들었었다.


비단 이들 뿐만 아니라 모든 성우진들이 훌륭한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다만, 열연을 펼쳐준 와중에도 사무엘 L. 잭슨 배우분의 목소리는 '프로존' 보다는 '사무엘 L. 잭슨'으로 들려 집중에 다소 방해가 되는 부분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