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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드라마 리뷰

블랙 미러 S1 E1 - 언론과 여론, 왕관과 책임, 개인과 다수


Recommend


배우 : 로리 키니어, 리지 던컨, 도날드 섬터, 톰 굿맨-힐, 안나 윌슨-존스, 리디아 윌슨 등

감독 : 찰리 브루커


Pros & Cons


왕관을 쓴 자의 책임과 개인으로써의 존엄성 사이에서의 딜레마

사회적, 도덕적인 관념들에 대한 아이러니와 모순점 지적

SNS의 특징과 그에 따른 파급효과와 언론의 민낯에 대한 고발

속도감있는 초반부, 많은 생각이 들게하는 후반부

갑론을박을 이끌어내는 소재와 스토리텔링




좋은 소재임에도 열린결말의 부재




블랙 미러는 영국에서 제작된 옴니버스 형식의 드라마이며, 주로 미디어와 정보기술에 대한 부작용을 주제로 삼아 직설적이고 충격적인 내용과 연출로 명성이 자자한 시리즈이다.


각 에피소드들마다 연계점과 시대상에 대한 비슷한 점은 있을 수도 있되, 각 개별 에피소드들과의 직접적인 연관은 없는 셈이다. 때문에 스토리가 이어지는 드라마라기보단 비슷한 주제를 던져주는 단편영화들을 묶어둔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다른 사람을 희생해도 옳은가?


본 에피소드에서 가장 큰 화두 두가지는 - 
왕관을 쓴 자로써의 책임과 개인으로써의 존엄성 사이에서의 딜레마
그리고 SNS의 특성과 그에 따른 파급효과의 폐해이다.

결국엔 영국 총리가 테러리스트의 요구를 수용하며 개인의 존엄성을 포기해 갈기갈기 찢겨버려 자신은 물론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을 악몽으로 남았다. 

본편의 에피소드는 한 ‘개인'을 살리자는 다수의 여론에 떠밀려 또 다른 ‘개인'의 인권과 존엄성은 업신여겨지는 아이러니함을 보여준다.

총리와 그의 수뇌부가 그러한 선택을 내리게 된 주된 이유는 결국 여론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고, 그 여론의 중심에는 엄청난 속도와 파급력을 갖춘 SNS가 있었다.

영국 시민들의 여론 조사.


SNS는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용할 정도로 방대한 스케일을 자랑하며,

삽시간에 퍼지는 무서울 정도의 파급력그리고 누구든 이용할 수 있는 낮은 진입장벽이 주된 특징이다. 


더군다나 주제가 '영국 총리가 돼지랑 수간한다'라는 매우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것이라면, 분명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알고도 남을 것.


문제는 SNS에서 떠다니는 내용들을 일일히 진위여부 파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과, 그것이 잘못된 정보여도 겉잡을 수 없도록 빠르게 전파된다는 것이다. 공식 언론들과는 달리 진위여부가 불분명한 허위정보들, 소위 ‘찌라시’라고 불리우는 내용들이 SNS에 개제되어도 딱히 제재할 방법이 없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개인에게 접근한다면 그것 또한 정당한 사유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SNS의 특징들과 안일하고 이기적인 무책임한 언론사까지 뒤섞여 동정여론과 비난여론이 왔다갔다하며 결국 총리와 그의 수뇌부를 파국으로 몰아치게 만들었다.

가장 잔인한 동물은 바로 인간.


결과론적으로는 수간 사건 이후 지지율도 소폭 상승할 정도로 사회적으로 성공한 정치인이 되었지만, 개인과 세계 모든사람들이 돼지와 수간하는 장면을 봤다는 과거의 악몽과, 부인과 사실상 단절된 결혼생활 등 개인으로서의 삶은-테러리스트들에 의해 공주가 처형당할 뻔 했듯-대중들의 2차 가해에 의해 처형 당한 것이다. 

 


본 에피소드처럼, 우리 주변에 실제로 일어날 법한, 그러나 우리가 눈치채지 못했던 신선한 소재로 에피소드를 제작하여 시청자들로 하여금 같은 주제에 대하여 갑론을박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매우 크게 생각한다.


단순히 다큐멘터리나 여타 다른 드라마 처럼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닌, 2차적으로 드라마에 대해 서로 얘기하면서 시청자들이 직접 더 깊숙히 들어갈 수 있는 여를 남겨준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