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dinary
감독 : 칸테미르 발라고프
배우 : 빅토리아 미로시니첸코, 바실리사 페렐리지나 등
'너무' 늘어져도 문제다.
애틋하더라도 둘 사이에 관계가 늘어지면 문제가 되고
아무리 감명 깊더라도 영화의 흐름이 늘어지게 된다면 문제가 된다.
첫 번째로 영화의 흐름이 너무나도 길다. 대사와 대사간의 간격이 기본 10초에서 15초 정도다. 그 대사마저도 길이가 길지 않은 편이다. 최근에 본 영화 중에 흐름이 느린 영화가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었는데, 본 영화와 비교하자면 속사포 랩 같이 느껴질 것이다.
두 번째로, 극 자체가 늘어지다 보니 두 주인공간의 관계도 자연스레 늘어지게 되는데, 이는 둘 사이의 관계를 확인하고자 하는 과정이 너무 길게 느껴지는 것으로 귀결된다. 영화는 의지할 존재에 대한 갈망과 전쟁 이후ptsd와 트라우마 등으로 인한 상처들을 토대로 두 여인의 관계를 섬세하고 강렬한 연기와 연출로 그려냈지만 극의 흐름자체가 늘어지다보니 역효과를 맞게 된다. 몇 번 양보해서 흐름이 늦어지는 것은 양보할 수 있다고 쳐도, 그렇게까지 양보해가면서 그려낸 후반부는 결국 서로를 상처 주고 도려내면서 확인받고 사랑하는 그림으로 끝맺음한다. 그들의 지지부진하면서도 확인하려고 애쓰는 그 길고 긴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었다면 이해가 간다만, 관람하는 입장에서는 체력적으로 고된 경험이다.
고된 경험을 책망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한 값어치가 있나'에 대에서 회의적인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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