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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 리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 적절한 맥거핀 활용과 타이트한 편집으로 예측범위 벗어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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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김용훈

배우 : 정우성, 전도연, 배성우, 정만식, 윤여정 등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우리네 일상에서 충분히 찾아볼 수 있는 인간상들을 그린 군상극으로서, 관객들로 하여금 감정이입과 공감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낸다. 단순히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인물들의 행동과 결과를 통해 도리어 관객들에게 역으로 질문을 하며 다양한 해석의 도출을 유도하는 블랙코미디의 모습 또한 갖추고 있다.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며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지옥도 형태인 ‘아수라’와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

 

극이 진행되면서 다소 진부하거나 뜬금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 전개요소들이 몇 있지만 연쇄적이고 타이트한 극의 흐름상 큰 걸림돌처럼 느껴지진 않는다. 오히려 플롯을 정석적으로 갖추지 않고 변형된 형태로 교묘하게 꼬았기 때문에, 접근방식에서 색다르게 느껴진다. 또한 많은 맥거핀을 삽입함으로써 관객들의 예측 범위를 계속해서 넓혀갈 수밖에 없게 만드는데, 이는 곧 다음 한 장면 한 장면에서 긴장감을 놓치지 못하게 만드는 것으로 이어진다.

 

다양한 인물들의 설전, 그리고 피로 가득한 결말과 그 폭력성 이면의 블랙코미디를 유도하는 연출방식이, 결은 다르지만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연출 방식과도 어느 정도 유사한 모습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