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영화 리뷰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로미오와 줄리엣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는가

Ordinary

감독 : 셀린 시아마

배우 : 아델 아넬, 노에미 멜랑 등


 

운명적인 만남과 이뤄질 수 없는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는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정형화된 성공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게다가 요즘 넣기만 하면 미슐랭 3스타급은 깔고 들어가는 ‘퀴어’라는 조미료 덕에, 비주류 조미료들을 다채롭게 뿌린 영화들이 계속해서 출품되고 있다. 08년 '브로크백 마운틴’부터 비교적 최근 개봉한 영화들만 해도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캐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문라이트’ 등이 있다. 이 작품들의 공통점이라면 전 세계적으로 흥행은 실패했어도 비평면에서는 압도적인 점수를 받았다는 점이다. 본 영화도 이 점을 적극 받아들여 퀴어, 젠더, 계급 등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그리고 현세대에서 만들어지는 영화에서 첨가할 수 있는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조미료를 넣을 수 있는 한계까지 꽉꽉 모아 농밀하게 담았다.

 

설정상으로 동정과 연민, 그리고 사랑스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설정인건 물론이요 동시에 조미료까지 더해졌으니 비평적인 면에서는 안 봐도 비디오다. 어쩌면 내가 동성애자가 아니라서, 계급적으로 차별을 받지 않아서, 젠더이슈에 대해 둔감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만 - 이런 조미료들을 포함하고 본들, 영화적인 구성과 요소들이 탁월하다는 점을 제외하면 조미료들에 대한 별다른 생각은 들지 않는다.

 

조미료를 논외로 하고 영화 자체에만 집중을 한다면, 따뜻한 동시에 매우 시린 달콤쌉사름한 영화라 할 수 있다. 플롯과 구성방식, 그리고 결말까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과 많이 유사한 모습을 띈다. 비교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지만서도 전반적으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 비해서 타격이 덜하다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