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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 리뷰

날씨의 아이 - 하늘로 치솟은 작화와 OST, 추락하는 스토리와 개연성

Ordinary

감독 : 신카이 마코토

성우 : 다이고 코타로, 모리 나나, 오구리 슌, 혼다 츠바사 등


게임 더 라스트 오브 어스의 엘리와 조엘,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에서의 맥스와 클로이의 유대 관계 등 모습이 보인다.

주어진 운명의 기로에서 선택을 내린 이들의 이야기.

 

다수의 이익을 위해서 개인을 희생해야만 하는 주인공의 도덕적 딜레마에서 오는 갈등을 다룬 작품. 오랫동안 내리는 비와 극후반부의 물에 잠긴 도쿄에 대한 일본인들의 생각과 마음가짐을 표현, 그들이 자연재해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전작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약 2시간의 러닝타임 중 아무 때나 일시 정지하여도 배경화면으로 써도 될 만큼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모든 장면이 아름답다. 물 흐르는듯한 부드러운 작화와 신카이 마코토 감독 특유의 ‘빛’을 이용한 원색의 향연, 그리고 과거 타 작품들보다 발전한 다양한 화면 구도 등.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필모그래피 중 단연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정점에 이르렀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OST 또한 전작인 '너의 이름은'과 비견될 정도로 노래 자체가 좋고, 장면과 상황에 따라 적재적소에 사용되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을 뽑자면 내용의 뼈대가 되는 메인 스토리와 부실함과 곁가지들의 부연설명 부재로 상세함을 놓친 것, 히나를 구출하려는 호다카 앞에 놓여진 장애물들을 극적인 긴장과 고조감 향상을 위해 억지로 어둡게 보이도록 짜맞춘 느낌이 강하게 드는 점 등이 있다.

 

또한 빛을 가장 아름답게 활용한다는 점 이외에, 남녀가 서로 특수한 상황에 놓여 갈라지고 그 둘이 서로 다시 이어지도록 필사적인 안간힘을 쓰는 것, 주인공의 가까운 지인 중 주인공이 겪은 일을 이미 겪은 이가 있다는 것 등. 감독 신카이 마코토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굳어버린 여러 요소들이 본작에서도 마찬가지로 사용되었는데, 이러한 구조는 타율이 높지만 동시에 큰 변화가 없어 진부하단 단점 또한 동시에 작용한다.

 

전반적으로 '너의 이름은'으로 대히트를 쳤기 때문에 전반적인 연출과 구조, 클리셰들이 전작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들 중에 이례적으로 전작과 접점을 많이 만들어 놓았다.

전작의 주인공인 타키와 미츠하는 각각 고등학생, 성인 버전으로 대놓고 나옴은 물론, 결혼 직전 도쿄에 놀러 왔던 텟시와 사야도 뒷모습을 짧게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너의 이름은'과 연관된 이스터에그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