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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책 리뷰

백야행 - 정교하게 흩뿌린 자욱한 안개 속 희미하게 빛나는 감정

Essential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출판사: 재인




살인사건 범행과 용의자, 그리고 그들의 행적. 그들의 '삶'에 살을 더해주는 여러 명의 조연들. 600p 2권으로 구성되어있는 이 소설은, 분명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2권 후반부까지도 새로운 얼굴들이 (거의) 끊이지 않고 등장한다. 이들은 료지와 유키호와 어떤 방식으로든 직, 간접적으로 연관되어있으며, 그들의 세계관과 삶에 생기와 활력, 나아가 극의 톤 앤 매너를 정립하고 구축하는 데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다시 말해, 범행과 관련된 이들과 그 주변인들의 실제화(實際化)하여, 아찔할 정도로 입체적이며, 동시에 정교하게 극을 구축하였고, 그들로 삼아 극의 톤과 서스펜스를 한 껏 끌어올리며  합리적 결말과 긴 여운을 이끌어 냈다고 할 수 있다.

 

백야행의 장르는 딱 한 가지로 정의내리기 어렵다. 일단 웰메이드라는 수식어를 바탕으로, 추리, 심리, 로맨스, 서스펜스, 드라마 등 여러 장르들이 복합적으로 구성되어있다. 어찌 보면 추리극이라는 극을 대표하는 장르에 불과하고, 료지와 유키호의 정신적, 그리고 유대적으로-어찌 보면 육체적으로도-애틋한 감정 드라마라고 보는 편이 옳을지 모른다.

하얀 밤을 걷다. 참으로 탁월한 작명센스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