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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 리뷰

맨체스터 바이 더 씨 - 썩고 곪았음에도, 떼어낼 수 없기에


Ordinary


감독 : 케네스 로너건

배우 : 케이시 에플렉, 미셸 윌리엄스, 카일 챈들러 등



본 영화는 어찌 보면 독립영화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드라마틱한 전개나 연출도 없고, 

지독하리만큼 현실적이고 평범한 이야기로 이루어져있다.


손을 한번 크게 데이면 다시는 쉽사리 뜨거운 것을 만지지 못하듯이,

크나큰 실연을 당했을 때 다시는 사랑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듯이,

마음속 깊숙이 있는 상처에 소금을 뿌리면 다시는 마음을 열지 않듯이, 


한번 틀어져 버린 마음이 돌아오기까지, (그 마음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 하더라도.) 오랜 시간이 걸린 다는 것. 상처에 대한 영화는 많았지만, 이토록 지독하게 솔직하고 상처 난 민낯을 보여주는 영화는 없었다.


어쩌면, 타인에게 자신의 감정을 가장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 제일 힘든 것이니 만큼, 그러한 영화를 그려냈기에 평가가 좋은 것이 아닐까 싶다.



불쑥불쑥 치고 나오는 플래시백은, 리 (케이시 에플렉)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튀어나오는 기억과 닮았다.


전후 상황을 알고 보면 플래시백 전후의 표정이 똑같음에도 불구하고 표정이 달라 보인다. 어쩌면, 깊은 감정을 끌어올려 연기하는 것보다, 얼굴에 표정이 없는 무표정, 무미건조한, 상처가 곪고 곪아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은 차가운 표정들이 더욱 효과적으로 감정을 전달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영화는 전미 비평가 협회상(NSFC) 4관왕, 골든글로브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노미네이트 등 2017년 영화계 수상을 휩쓸은 작품 중 하나로, 매우 유명하다는 것을 알고 보기 시작했으나, 개인적으로는 '그렇게까지 대단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포인트는 알겠다. 과거 자신의 실수로 돌이킬 수 없는 끔찍한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 사람 자체가 뒤바뀌어버리고 폐인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한 남자가, 시간이 흘러 여러 상황이 닥침에도 불구하고 옛 트라우마 및 여러 상황들로 인해 쉽사리 변하지 않는다는 점.


 다만 개인적으로'온갖 시상식을 휩쓸고 다닐 만한 역작인가'에 대해서는 약간 반감이 있는 편.



P.S


처음에는 영국 맨체스터 해변가인 줄 알았다.


그런데 영화상에서 영국 발음이 한 번도 나오지 않고, 보스턴, 베벌리 등의 미국 지명이 나와 영국인지 미국인지 헷갈릴 때가 많았다.


알고 보니 매사추세츠 주 의 맨체스터 바이 더 씨라는 지명 이름이었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