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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 리뷰

셰이프 오브 워터 : 사랑의 모양 - 오묘한 음식을 이쁘고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먹을 때의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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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길예르모 델 토로

배우 : 샐리 호킨스, 마이클 섀넌, 리차드 젠킨스, 옥타비아 스펜서, 마이클 스털버그 등


구애 중인 백조 (좌)와 공작 (우)


인간, 아니 어쩌면 살아 숨 쉬는 모든 생물체들은 자신들의 감정을 '육체적인 행동'으로 표현한다. 인간은 '언어'라는 매개체를 이용하기에, 다른 생물체들과는 다른 '특수성'을 지닌다.


본 영화의 주인공인 엘라이자 (샐리 호킨스)는 그 특수성이 없는, 인간의 사회에서 별종 취급을 받으며 살아왔다. 어쩌면, 엘라이자는 그녀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괴물에게서 느낀 연민과 공통점이 특별한 감정으로 이어진 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었을까.


이러한 요소들 때문인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엘라이자 (인간 본연의 모습)와 괴물을 육체적인 교감과 사랑으로 솔직하게, 가감 없이 그려내었다.


표정으로 대사를 연기하는 샐리 호킨스 분(좌)와 남성우월상의 정석을 보여준 마이클 섀넌 분 (우)


캐스팅은 정말 훌륭했다..


이쁘고 화려하진 않지만 독특한 마스크로 내내 연기를 펼치는 샐리 호킨스.

남성/권력 우월주의 상의 정석을 그대로 보여준 마이클 섀넌 

짓궃지만서도 가장 친근한 이미지의 표본이 된 옥타비아 스펜서 등. 


대외적으로 유명하지는 않아도 (아마 이 영화로 유명해진, 유명해질 거 같은) 각자 맡은 역할을 십분 연기할 수 있는 배우진을 꾸려놓았다.


전체적인 배경이 스팀펑크로 유명한 게임 '바이오쇼크'가 생각나기도 했던.


아카데미 미술상은 무조건 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은 작품.


무엇보다 195~60년대를 배경으로 한 무대배경은 시종일관 감독 기예르모가 구상한 '어른들을 위한 동화'에 빠져들게 하였으며, 아름다운 색감들로 이루어진 배경에 1900년대 올드팝과 오케스트라 합주곡이 연주되면서 이상하고 혼란스러웠던 전개로 인해 생긴 오묘한 감정마저 황홀함에 젖어버리게 만든다.


색감과 무대 배경, 연출과 그를 아우르는 카메라 동선의 힘을 제대로 느꼈다.


'벙어리'의 존재가 괴물이 아닌 인간, 혹은 다른 존재였다면.


영화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영화의 흐름이나 기본적인 주제 자체는 다른 괴물들이 등장하는 작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ex.) 늑대소년, 웜 바디스 머리나 몸을 이용해서 상처를 치료하는 부분에서 라푼젤 등 수많은 작품들.


'괴물'을 통해 주인공만이 가지고 있는 부분을 연결 지어 독특함을 자아내긴 하였지만, 굳이 괴물이 아니고 다른 존재 (사람, 동물 등) 였다면 이렇게까지 찬사를 받을 만 했을까, 싶은 마음이 있다.



사회적 약자들로 꾸린 구성, 언더도그마의 팽배


장애, 성적 취향, 인종, 성별 등 사회적 이슈가 내포되어 있거나 주제로 삼으면 구성과 내용의 질과는 상관없이 좋은 평가를 받아 마땅한가.


사회적인 약자들은 강자보다 아래에 있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사상. 요즈음 사회에 만연한 바로 그 사상인, 언더도그마이다.


본 영화에서도 벙어리, 성적 취향, 인종과 성별을 모두 다룬다. 

다만, 벙어리가 아닌 정상적인 여주인공이었고, 괴물이 아닌 인간의 존재였고, 남성우월적인-그러나 침묵 페티쉬를 가진- 남성이 아니었다면 ㅡ 그래도 이 영화의 평가가 지금과 같았을까.


'벙어리 여자가 자기랑 맞는 괴물을 만나 사랑한다'라는 이도 저도 아닌 스토리와 내용을 '소통'이라는 매개체와 '사회적 약자'들로 포장한 것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 


다만 화려한 무대와 감성을 흠뻑 젖게 만드는 음악과 함께 독특하게 꾸며내었을 뿐, 내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