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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 리뷰

블랙 팬서 - 아프로퓨처리즘의 탈을 쓴 MCU 최악의 졸작


Awful


감독 : 라이언 쿠글러

배우 : 채드윅 보스만, 루피타 뇽, 마이클 B. 조던, 앤디 서키스, 마틴 프리먼 등



아프로퓨처리즘(afrofuturism)


흑인 역사와 문화의 요소들을 포함한 미래지향적이거나 공상 과학적인 주제를 특징으로 하는 문학, 음악, 미술 등을 일컫는다.


이는 예전 노예로 끌려온 흑인들이 자신들이 '뿌리'를 기억하는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두고 있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만약 그들이 본 고향에서 다른 나라보다 더욱 발전한 나라였으면 어땠을까, 라는 미련아닌 미련이기도 하다.


때문에 보통 최첨단, 미래의 기술로 이루어져있으나 복장과 규율 등은 전통적으로 행해지는 미묘한 이질감이 동반된다.


MCU의 거대한 자본과 인기의 힘, 흑인들로 구성되어있는 제작진과 출연진, 배경과 아프로퓨처리즘의 조합으로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뒀지만 실상 내부를 들여다보면 빈 구석이 많이 보인다.


무표정, 웃음, 화난 척, 진지한 척. 표정이 딱 4가지이다.


무엇보다 캐스팅부터가 MCU 역사상 손에 꼽힐 정도로 최악이다.


시빌워에서부터 눈에 띄게 연기력이 타 배우들과 비교했을때 많이 부족했던 채드윅 보스만부터, 

'겟 아웃'에서 열연을 보였지만 특유의 반 쯤 풀린눈으로 모든 감정을 소화하는 다니엘 칼루야, 

영화 내내 멋있고 나쁜척하려고 애를 쓰는 마이클B. 조던 등.

그동안 캐스팅이란 캐스팅은 절묘하고 알맞게 해오던 MCU가 왜 이런 큰 실수를 했는지 의문이 들 정도.



무대 배경과 관련된 그래픽과 연출 또한 MCU답지 않게 수준이 낮았다.


'블랙팬서'의 자리를 두고 신성한 전투를 벌이는 폭포 앞, 선조들을 영접할 수 있는 환상 등.


무대 스테이지와 배경 그래픽은 따로 놀고, 배우들의 연기력 또한 애들장난 수준이며, 스토리의 명분과 전개 또한 억지와 아류에 가까웠기에. 어쩌면 더욱 실망이 컸던 것 같다.


정말 'MCU'가 맞나? 라는 의구심이 꾸준히 들었다.

아니라면 의미없는 졸작이고, 맞다면 MCU에 큰 오점으로 남을 것.


특히 물 위에서의 액션 시퀀스는 정말 MCU가 맞아? 를 몇 번 연발하게 할 정도로 열악했다.


스토리와 주인공의 줏대없는 신념과 명분 또한 MCU에 손 꼽히는 최악이었다.

무엇보다 신성한 결투에서 실력으로 지고, 주변인들의 도움을 받아 당연하다는 듯 재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명분'을 중요시하는 그들의 신념에게서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을 수 가 없다.

상당히 흥미로웠던 부산에서의 추격씬을 제외하면 액션 또한 수준이 정말 낮았다.

특히 폭포 앞에서 치뤄지는 신성한 결투는 한숨이 나올정도이며,
후반부 전투에서도 전혀 박진감이나 통쾌함등이 유발되지 않았다.
분명 액션 영화임에도 액션이라는 요소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셈.

인크레더블 헐크 (좌), 퍼스트 어벤져 (중), 토르: 천둥의 신 (우)


인크레더블 헐크, 퍼스트 어벤져, 토르: 천둥의 신 와 같이, 새로운 영웅을 다룬 1편들 중에서도 아쉬운 작품들은 MCU중에서도 몇몇 있었다.
히어로들의 기원과 배경, 신념과 캐릭터성, 그리고 차기작과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조율과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는다.

인크레더블 헐크의 경우 헐크와 브루스 배너의 자아 정체성 사이의 혼란과 분열을 통해 단순히 때려부수는 캐릭터로 알고 있었던 헐크라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었고,

퍼스트 어벤져에서는 스티브 로저스라는 신체적으로 부족한 일반인이 '캡틴'으로 성장하기 까지 한 인물의 신념과 캐릭터성을 탄탄하게 구성하였고,

토르: 천둥의 신에서는 지구가 아닌 우주를 배경으로 범위를 넓힘과 동시에 MCU의 중심축인 '어벤져스'로 향하는 다리를 잘 놓았다.

그러나 블랙 팬서는 '와칸다가 세상과 교류를 시작한다' 라는 메세지 하나 남긴 것을 제외하면 캐릭터의 기원도, 명분도, 캐릭터성등 히어로 영화에서의 '1편' 역할을 구성하는데 처참히 실패한 최악의 졸작이 되었다.




최근 MCU에서는 빌런들의 비중과 임팩트가 주인공들 보다 더 인상깊다.


앤디 서키스와 모건 프리먼은 두말할 것 없이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었다.

특히 앤디 서키스의 율리시스 클로 역은 굉장히 짧은 시간 출연했지만 후에 등장하는 킬몽거는 물론 트찰라, 음바쿠 등 모든 출연진들에게 큰 그림자를 남겨두었다.

앤트맨의 옐로우 자켓,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벌처, 토르: 라그나로크 헬라에 이어 다시 한번 MCU에서의 인상적인 빌런을 그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