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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만화 리뷰

켓친 - 오토바이를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무난한 학원물

Ordinary

작가 : 키라 타카시


키라 타카시 작가의 전작인 붉은등애가(적등엘레지)는 고교졸업 직후의 사회초년생의 불안정함과 첫 연애의 불확실함을 바탕으로 성장 및 극복해나가는 따뜻한 드라마를 그렸다면, 차기작인 켓친은 고등학생으로 갓 진학한 3명의 등장인물들을 통해 각자의 머지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관계에 대한 서투름을 다룬 회상과도 같다.

제각기 다른 성격을 가진 3명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진행되나 메인 주인공인 타구치의 비중이 아무래도 높은 편. 만화를 보는 독자들은 셋 중에 적어도 한 명 이상한테는 애착 내지는 관심을 가질것이며, 고유의 성격마다 클리셰가 고착되어있다.

나름 흥미롭게 진행되던 초중반부 이야기를 거쳐간 후 억지스러운 갈등 봉합, 갑작스러운 관계 정리 및 용두사미식 결말을 맺는 아쉬운 전개는 완벽한 엔딩을 맺은 전작 붉은등애가와는 매우 대조적이며 켓친 이후 차기작인 하이포지에서도 그대로 적용된 칼큼하지 못한 끝마무리다.

붉은등애가와는 달리 특별히 언급할 만한 점이 없다. 위에서도 상기했든 너무나도 클리셰적인 주,조연들과 우연찮은 만남, 그리고 타구치의 인생처럼 우물쭈물 이어지다 끝나버리는 애매모호한 줄거리 덕에 기억에 남을만한 장면이나 부분이 딱히 없다. 다만 이번 작품은 전작보다 대놓고 오토바이에 대한 예찬과 디테일한 정보를 그려낸 심화과정과도 같기에 오토바이를 좋아하거나 막 입문하는 이들에게는 마음에 들 무난한 학원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론 일본 만화에 입문하게 한 붉은등애가라는 명작을 빚어내고선 켓친 - 하이포지 라는 평작(혹은 그 이하)들을 찍어내는 키라 타카시 작가에게 약간의 실망과 매우 큰 기대를 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