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ommend
키시모토 마사시
나루토.
학창 시절 입에 달고 살았던 일본 소년만화의 3 대장 원나블 중 '나'를 담당했던 그 유명한 만화. 용두사미의 대표적인 만화. 1부의 쫀쫀함을 2부에서 손을 놔버린 만화.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린 스케일을 감당 못한 만화. 그럼에도 닌자의 위상을 끌어올린 만화. 이해, 공감, 화합, 발전, 성장 등 소년만화의 대표 격인 만화.
그중에서도 완독 한 독자들이 입을 모아 얘기하는 것. 1부, 즉 사스케 탈환 편까지의 내용이 2부보다 고평가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 개성과 매력 넘치는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그들의 능력을 십분 활용하여 잘 짜인 대결구도와 서사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단 한 명도 놓치지 않고 복선을 회수했다는 점 (텐텐 제외)
- 발단-위기-좌절-극복-성장-해결의 소년만화의 정석적인 클리셰를 밟으면서 짜릿한 카타르시스와 교훈을 독자들에게 제공했다는 점.
- 나루토-사스케, 나루토-가아라, 가아라-록리 등 반대급부에 있거나 가장 유사한 인물들을 매치업 하여 불꽃 튀는 접전과 서로 간의 이해를 통해 발전하는 감동적인 서사를 그려냈다는 점.
이를 정리하자면 1부는 서로간의 이해와 공감을 통한 소년 성장 드라마이며, 그에 걸맞은 다채로운 소스들로 한껏 멋을 낸 알찬 요리라고 할 수 있겠다.
2부부터는 (정확하게는 페인 편 이후) 워낙 방대해진 스케일 덕에 1부에서 보여줬던 서사와 교훈을 망각한 채로 누구의 신념과 정의가 더 옳은가 보다는 누가 더 강력한가의 싸움으로 번져 재미가 급감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만다. 게다가 사건에 흐름에 맞게 등장인물들이 차례차례 등장했었던 1부와 달리 난잡하게 불쑥불쑥 등장하는 바람에 그들의 신상을 파악하는데만 해도 시간이 걸릴 정도였다. 그리고 그들을 충분히 활용하지 않은 채 회수하지 못하고 방치된 인물들도 더러 있다. 거기에 다소 만족스럽지 못하게 맺어진 결말에 실망 아닌 실망을 한 독자들이 나뿐만이 아님은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미약했던 인물이 거듭 성장해나가며 스케일이 커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제대로 잡지 못한 아쉬운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나루토는 소년만화로서의 훌륭한 자질을 갖추고 있으며, 실적이 그를 증명한다. 어쩌면 전 세계에 '닌자'의 인식을 한껏 끌어올린 게 나루토 덕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니말이다.
갈등, 분열등의 위기를 우정, 화해, 협력으로 승화시키며 성장 및 발전해나가는 소년 만화의 정석적인 루트를 밟으며, 동시에 독자들의 흥미를 끌을 만한 '닌자'와 그에 맞는 특성 및 기술 등 부차적인 요소들로 빚어낸 소년 성장 만화.
'만화 > 만화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켓친 - 오토바이를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무난한 학원물 (0) | 2020.12.29 |
---|---|
사랑은 비가 갠 뒤 처럼 - 비가 들지 않는 곳은 햇볕도 들지 않는다 (0) | 2019.09.01 |
하나조노 회전목마 - 현대적 가치관에서 바라본 구식 본능 (0) | 2019.08.23 |
하이포지 - 일 보고 밑 안닦은 듯한 찝찝함 (0) | 2019.08.22 |
목소리의 형태 - 우리 모두 피해자였고 동시에 가해자였다. (0) | 2019.08.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