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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 리뷰

레퀴엠 - 마냥 남일 같진 않은 가까운 기시감으로 인해 몇 배로 증폭되는 공포

Essential

감독 : 대런 애로노프스키

배우 : 엘런 버스틴, 자레드 레토, 제니퍼 코넬리, 말런 웨이언스 등


 

영화 레퀴엠 (원제: Requiem for a Dream)은 제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마약에 중독되면서 벌어지는 참사를 매우 현실적이게 그려낸다. 그러나 매우 무겁고 치명적인 주제와 달리, 등장인물들을 하나씩 들여다보면 우리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간군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앨런 버스틴의 뛰어난 연기를 통해 보여준 사라 골드팝이라는 인물로 인해 평범한 관객들마저도 각자의 어머니를 떠올리며 동질감과 유대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감을 가진다.

 

가까운 거리감으로 인해 등장인물들을 덮치는 일련의 사건들과 감정들이 보다 더 가깝고 짙게, 또 증폭되어 다가오며 마냥 남일 같지 않기 때문에 더욱 밀도 높은 공포를 느끼게 된다.


마약과 중독 등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들 뿐만 아니라, 연출적인 면에서도 매우 뛰어나다는 것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다양한 컷들과 효과들로 주인공들의 상황과 심리를 생생하게 그려내며, 군더더기 없이 흐름을 이어나간다는 점에서 몰입도와 서스펜스를 형성 및 유지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눈여겨볼 수 있다. 

 

파국, 중독, 갈증 등 극한으로 치닫은 날 선 감정들을 현실적이고 생생하게 그리는데 일가견이 있는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뛰어난 연출력과 미장센을 감상할 수 있는 마약 근절 홍보 영화, 혹은 공포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