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ommend
감독 : 오우삼
배우 : 적룡, 장국영, 주윤발 등
영웅본색은 80~90년대 영화계를 주름잡던 홍콩 느와르의 중심에 서있는 작품이다. 이제는 전설이 된 타이틀과 배우들의 이름값답게 지금까지도 서사적, 장르적 교본에 가까운 역할과 입지를 가지고 있을뿐더러, 그 당시 패션과 가치관, 행동 등 문화적으로도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가 개봉한 지 40년이 가까이 된 지금 와서 이 영화를 본다면 유치하고 뻔하게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느낌과 생각이 바로 영웅본색이 얼마나 장르적으로 선구자 역할을 했는지 역설적으로 더 높게 평가되는 척도로 해석할 수 있다. 한 장르의 선구자에서 타 장르까지 영향을 미치는 클리셰라는 점에서 영웅본색은 상징적이며 영화적으로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영웅본색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그 본성이 변화하거나 그렇지 않은 인물로 나뉜다. 악에서 선으로의 변화하는 송자호, 배척에서 중용으로의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는 송아걸, 충성에서 교활하게 바뀐 아성, 하물며 아호가 출소 후 근무하게 되는 카센터 직원들과 사장마저도 송자호처럼 악에서 선으로 회귀한, 적어도 '변화'한 인물들이다. 그러나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변하지 않는 인물이 두 명 있는데, 바로 영화를 상징하는 의미인 '의리'를 표방하는 마크와 송자호가 소속했었던 조직의 보스, 요 아저씨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그들의 곧게 뻗은 본성을 굽히지 않고 끝까지 밀고 나가다 죽음까지 이른 것이다.
각자만의 일련의 사건들을 계기로 변화하는 인물들과 그렇지 않은 자들의 충돌을 다룬 서사적 구도 또한 영웅본색이 개봉한 이후 많은 영화들에 영향을 미쳤다. 거기에 마초적인 감성과 의리 등 뭇 남성들의 심금을 울리는 소재들은 홍콩 느와르/무협지에 큰 바람을 일으켰고, 우리는 아직도 그 여파 속에서 파생된 작품들을 접하며 살고 있다.
'영화 > 영화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비저블맨 - 참신한 소재에 정형적인 살 덧대기 (0) | 2020.03.06 |
---|---|
언컷 젬스 - 불안하고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날카롭고 빠른 잽으로 넉다운시킨다 (0) | 2020.03.03 |
1917 - 끊어지고 싶지 않았던, 그 때의 마라톤 (0) | 2020.02.19 |
작가 미상 -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다. (0) | 2020.02.16 |
집에 돌아오면, 언제나 아내가 죽은 척을 하고 있다 - 알아봐주길 바라는 그 마음이 너무나도 순수하고 사랑스럽다 (0) | 2020.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