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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 리뷰

겨울왕국 2 - 프랜차이즈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후속작의 좋은 예시

Ordinary

감독 : 크리스 벅, 제니퍼 리

성우 : 이니다 멘젤, 크리스틴 벨, 조시 게드, 조나단 그로프 등


전편인 겨울왕국 1편이 고평가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전형적인 디즈니 공주님 이야기의 틀을 깨는데에서 오는 신박함과 새로움이다. 이는 '겨울왕국'이라는 영화를 대표하는 상징인 자매애(愛)와 함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다. 그와 함께 개성 있는 캐릭터들과 화려한 영상미, 그리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은 OST 등이 ‘겨울왕국’이라는 프랜차이즈를 다졌다. 하지만 본편에서는, 전작의 강점을 잘못 분석했거나 감을 잃었다는 생각뿐이다.

 

전편에서는 서로를 공감하고 도우며 자매애를 키워왔다면, 이번작에서는 서로 주어진 상황에서 겪는 각자의 고난과 희생에 보다 더 집중했다. 때문에 자매애, 가족애보단 개인의 성장에 더 눈높이가 맞춰져 있는데, 어떻게든 자매애를 꿋꿋하게 자리가 남는 곳마다 집어넣어 오히려 ‘자매애 말고는 내세울만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역효과를 낸다.

 

스토리와 주제의식이 주저앉았기 때문에 이들을 꾸며주는 노래들도 힘을 많이 잃었다. 전편에서의 OST들은 높은 퀄리티와 동시에 각 상황마다 또는 개인의 심정을 대변하며 영화 내에서 분기점 역할을 하는 곡이었기에 노래 가사들에 더 몰입과 공감을 할 수 있었고, 이것이 겨울왕국 OST가 오랫동안 큰 사랑을 받아온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2편에서의 OST들은 냉정하게 말하자면 1편에 비해 노래 퀄리티들도 떨어지고, 주제의식도, 중요한 분기점도, 후반부를 위한 암시도 없어 디즈니 OST의 매력과 강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였다.

 

새롭게 등장한 이들과 설정들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영화가 끝난 것도 어딘가 엉성한 느낌을 내는데 일조했다. 

 

다만, 전편부터 6년이 지난 만큼 디즈니 스튜디오의 그래픽 영상미는 언제나 최정상급으로 보는 관객의 눈을 즐겁게 장식해준다. 작화진들을 얼마나 갈아 넣었는지 감도 안들 정도로 화려하고 눈부시다. 특히 전편과 같이 눈꽃 결정을 활용한 장면들은 예술작품을 뛰어넘는 퀄리티를 자랑한다.

 

영상미와 OST를 잡았음에도 전편의 큰 성공을 할 수 있었던 사회비판적인 메세지와 주제의식 등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그저 눈과 귀만 즐겁도록 껍데기만 답습하여 나온 여러모로 실망이 큰 후속작이다. 그저 장난감과 굿즈를 팔기 위해 프랜차이즈를 유지하고 속편을 내는 데에만 혈안이 되는 최악의 잘못을 범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