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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 리뷰

퍼펙트 블루 - 20년 전의 기법과 기술, 곤 사토시 감독의 역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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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곤 사토시

성우 : 이와오 준코, 마츠모토 리카, 츠지 신파치, 오쿠라 마사아키 등

 


영화를 끝까지 다 보고 난 후 받은 파급력과 후유증은 여러 방면에서 충격적이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대게 몰입도가 말도 안 되게 뛰어났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 때문에 '퍼펙트 블루'는 이리도 몰입감이 뛰어났을까. 한국과는 다른 일본의 아이돌 문화의 실태 고발 및 사회 비판을 다루는 점과, 미마의 자아 혼란에서 오는 급격한 심경변화가 불러일으킨 몰입감도 있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를 꼽자면 곤 사토시 감독의 역량일 것이다. 탄탄한 플롯과 화면 구성 및 전환, 시간차 조절 그리고 후반부 반전 등 여러모로 20년 전 영화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퀄리티를 보여준다.

 

본 영화는 매우 현실적인 촬영기법으로 화면을 담아낸다. 주인공의 심경이 여러 번 극단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주로 그녀를 바라보는 관찰자 시점에서 다양한 각도로 그려내어 주인공의 상태와 심정을 담아낸다. 주인공의 감정이 잘 전달되는 것만큼 관객이 몰입하기 좋은 여건은 없다.

 

화면 전환도 깔끔하게 사용되었다. 가령 몰아붙이는 장면에서 전환 포인트를 주어 긴장감을 완화시킨다거나, 시간차 조절에 화면 전환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특히 과거 회상과 현재 그리고 상상 속의 현재를 여러 번 왔다 갔다 하는 장면에서 완급조절이 돋보였는데, 그 중심에는 특정 사물이나 행동, 장소로 화면이 갑자기 전환되는 것이 한 몫했다.

 


탄탄하게 짜여진 플롯 위에 화면 구성과 전환과 같은 영화적 기법들로 색채를 더하고, 사회적 메세지와 같이 감독이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까지 다 담아내었다. 여러 번 말하지만 20년 전 애니메이션 영화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퀄리티를 선보인다. 여태까지 일본 영화,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를 접해본 경험이 많지 않았지만 '퍼펙트 블루'와 같은 영화가 흔치 않음은 쉽게 알 수 있다. 곤 사토시 감독은 나에게 기억해야 할 감독 이름 한켠에 자리 잡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