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광매화 - 일본식 신파의 늪 Ordinary 저자: 미치오 슈스케 옮긴이: 한성례 출판사: 씨엘북스 유독 일본 소설 중 어두운 면을 그릴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소재 중 하나는 바로 부적절한 관계에 관한 것이다. 간통, 근친, 특히 아동 성폭행과 그와 관련된 살인을 소재로 한 일본 소설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광매화'는 각 챕터마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바뀌며 서로 간의 연결고리를 지닌 공유된 옴니버스형 소설이며, 등장하는 인물들이 어떠한 관계에서 '부재'를 느끼며 이를 서로 채워주며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일본 특유의 암울한 세계와 치유물의 다소 클리셰적인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어 공식을 따라가는 만큼 뻔하지만, 바꿔 말해 그만큼 흥미와 몰입에 대한 안전성은 확보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적절한 재미는 있.. 더보기 이방인 - 자신에게까지 무책임한 책임감, 빛이 바랜 그 의미 Ordinary 저자: 알베르 카뮈 출판사: 민음사 옮긴이: 김화영 단적으로 자신의 죽음까지도 무가치스럽고 무관심했던 만큼, 그의 무책임은 솔직하기 그지없었다. 뫼르소의 사고방식과 삶의 신념, 가치관들이 나와 일정 부분 닮았다는 점, 나의 이러한 성격들로 하여금 타인에게 긍정적 반응을 유도하기 힘들었던 기억이 많았다는 점, 그럼에도 한 집단 내에서 '이방인'이 되었던 기억을 끄집어 내게 된 점 강경하게 개인의 자유를 주장하며 동시에 지향하는 사고방식임을 감안하더라도 책임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자유는 권리와 그에 맞는 책임이 수반되어야만 비로소 온전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다소 모순적인 행태에 회의감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때문에 자연스레 변호사 보단 검사의 주장에 무게가 기울었고, .. 더보기 천공의 벌 - 두 마리 토끼를 다 잃은 경우 Awful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출판사: 재인 옮긴이: 김난주 작품을 위해 헬리콥터 및 중장비 기계, 핵과 원자로, 열과 화학에 대해 깊이 공부한 티가 난다. 마치 인터스텔라를 제작하기 위해 논문까지 집필하게 된 놀란 형제처럼 말이다. 본 작품 자체가 대중친화적인 작가의 여타 다른 소설들과 달리 매니악하고 전문적인 소재에 대해 다루며, 방향성이 추리극보다는 과학적/수학적 시뮬레이션 쪽에 가깝다. 따라서 대중적인 재미와 흥미보다는 현실성을 앞세우며 경각심을 일깨워 주며, 결말부에서 다시 한번 더 중점적으로 다뤄지며 궁극적으로 반 원전화 프로파간다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작가의 시선이 담겨 있다. 각설하자면 시도는 좋았다만, 소설이라 하기엔 전공서적과 같이 무겁고, 학술지 내지는 논평이라고 하기엔 짜임새가 .. 더보기 하얀 리본 - 훌륭한 비유를 통해 생각을 상징화하여 전달할 수 있는 화자의 힘 Recommend 감독: 미하엘 하네케 배우: 크리스티안 프리에델, 울리히 터커, 에른스트 야코비 등 하얀 리본은 한 남자의 덤덤한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독일의 한 시골마을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자연스럽게 '누가' 이 범행을 저질렀는지에 대해 초점이 맞춰진다. 그러나, 온통 흑색과 백색 단 둘로 간단하게 나누어지는 영화 속 화면과는 다르게 매우 애매하고 흐릿하게 안갯속으로 들어가기만 할 뿐 범인은 끝끝내 밝혀지지 않는다. 오직 교사의 추리처럼 마을 아이들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점쳐질 뿐이다. 때문에 관객들은 이 영화의 마지막으로 인해 관객들은 적지 않은 혼란에 빠질 것이며, 다음과 같은 질문에 이르게 된다. "그래서 누가 범인이란 거야?" 여기에 대한 감독의 대답은 영화.. 더보기 파워 오브 도그 - 이분법적 간극들 사이 풍부하고 견고하게 채워진 감정들 Essential 감독: 제인 캠피온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 제시 플레먼스, 키얼스턴 던스트, 코디스밋 맥피, 토마신 멕켄지 등 파워 오브 도그에서의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선보인 연기는 과연 사람들이 입을 모아 '돌아오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로 등재될만하다'라는 얘기가 나올 법했다. 그에 지지 않는 제시 플레멘스의 명품 조연도 훌륭하고, 무엇보다 키얼스틴 던스트의 연기가 개인적으로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녀야 말로 2022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마땅히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그녀가 연기한 '로즈'의 감정을 통째로 보는 이에게 전달해주며 영화 내내 여진을 앓게 한다. 필의 위압적인 모습과 로즈의 위축된 모습, 그리고 그 사이 조지의 무관심한 대응은 곧 피터가 취할 다음 액션으로.. 더보기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 마블 학교 거미반 선후배들의 정겨운 동창회 Ordinary 감독: 존 왓츠 배우: 톰 홀랜드, 젠데이아, 베네딕트 컴버배치, 제이콥 배덜런, 존 패브르, 마리사 토메이 등 2002년 첫 선으로 보였던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트릴로지, 2012년 새로운 얼굴로 다시 등장한 마크 웹 감독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 그리고 채 5년도 되지 않아 MCU라는 거대한 파도와 함께 새롭게 등장한 존 왓츠 감독의 스파이더맨 트릴로지까지. 무려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3개의 독자적인 시리즈로 만들어진 만큼 다양한 세대에 걸쳐있는 각자의 기억과 추억은 서로 다를 수 있지만, 마블/소니, 그리고 '스파이더맨'이라는 프랜차이즈를 사랑하는 영화인이라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만큼 기대가 되는 작품은 또 없었으리라. 마블의 손꼽히는 장점 중 하나는 바로 특색.. 더보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펜 대를 쥐어잡았을 때 시작되는 나비의 날갯짓 Ordinary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출판사: 현대문학 옮긴이: 양윤옥 감정적으로 몰입할 것이 없는 추리극은 단지 경찰의 수사보고서를 서술 트릭으로 한번 비꼬아 늘려놓은 것과 별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하는지라, 지금 당장도 하루에 수백, 수천 건씩 크고 작은 사건들이 온갖데서 발생하고 있음에도 별 관심이 없다. 따라서 사건의 심각성, 범행의 잔혹함과 같이 자극적인 요소들로 인한 것이 아닌, 범행의 동기, 피해자의 입장과 심정 등 감정적인 무언가에 몰입 또는 공감이 가능한 소위 '껀덕지'들이 있는 사건들이어야 비로소 대중들의 관심사에 오르내리게 된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들이 유독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게 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시작되었다고 본다. 탄탄한 집필 능력에 감정적으로 공감하고 나아가 제 .. 더보기 이터널스 - 러닝타임 값을 하는 선수들 Ordinary 감독 : 클로이 자오 배우 : 안젤리나 졸리, 리처드 매든, 셀마 헤이엑, 키트 해링턴, 젬마 찬, 마동석, 베리 케오간 등 08년도부터 시작해 19년도에 장엄하게 막을 내린, 11년간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의 성공 신화 이후 바통을 넘겨받게 되었다는 부담감을 제하고 보더라도, MCU 세계관 속에서 등장하는 여타 다른 인물들과는 다르게 세계관의 최상위 계층에 있는, 다시 말해 세계관에 큰 영향을 끼치는 인물들을 다루는 영화다 보니 톤 앤 매너에 대해서 제작진 입장에서는 부담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노마드랜드'로 건조하면서도 따뜻한 감정선을 그려내며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클로이 자오를 선임하게 된 이유로 추측된다. 마블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위트 있는 유머..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 3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