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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다자이 오사무
출판사: 민음사
불신(不信).
믿음에 대한 불신
감정에 대한 불신
표현에 대한 불신
관계에 대한 불신
인간에 대한 불신
무언가에 대한 믿음이 불신으로 바뀔 때의 우울, 공허, 자괴감이라는 쓰라린 감정들.
굳게 믿고있던 무언가에 대한 불신은 그 대상을 연쇄적으로 꼬리를 물며 무한정 늘려 나갈 수 있다. 가령 누군가와의 관계처럼 시답잖은 주제부터 체제, 사상, 시대, 차별 등 철학적인 주제까지 말이다.
특히 책이 발간되었을 당시의 일본의 시대상, 즉
자신들이 일으킨 전쟁의 대패
믿어왔던 종교의 분열
지켜왔던 사상의 대립
유지해왔던 관계의 파멸 등
시대적, 시기적으로 암울했던 일본인들로부터 공감과 도의적 책임을 유도하며, 무언가에 대한 불신의 씨앗이 낳은 파멸을 맞이하는 태도에 대하여 요코, 아니 다자이 오사무는 일본인들의 심정을 대변하여 깊은 우물을 그려내고, 역설적으로 치유의 손길을 내민다.
무엇보다 누군가의 소재에 작가 자신을 투영되여 살아 숨 쉰다는 사실이 너무도 안쓰럽고 공허하다.
그의 공허한 한숨은 분명 희꺼먼 짙은 회색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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