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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 리뷰

사마에게 - 갓난아이를 방패막이 삼은 무책임한 부모의 자백

Awful

감독 : 와드 알-카팁

배우 : 와드 알-카팁, 사마 알-카팁, 함자 알-카팁 등


 

전쟁의 한복판에서 참혹한 현장을 고발하는 것. 정치적 성향이나 사회적 운동 같은 색깔놀이는 배경 정도로만 깔고 들어가고 주로 모성애와 사랑을 위한 생존에만 집중한다. 시도한 용기만으로도, 살아남은 행운만으로도 제작과 완성 그리고 그들의 생존에 안도하며 박수쳐주고 싶었다... 만 현장에서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겠다는 스탠스에 비해 편집과 영화 전반의 기저에 깔려있는 감독의 의도로 인해 영화 자체가 불온하게만 느껴진다. 

 

전쟁의 한복판에서 살아가는 의사와 인터넷 기자. 그들의 의지와 신념으로 전쟁터 한복판에서 소신을 다한다면 그 누가 뭐라 하겠는가. 중요한 건 그들에게는 아이가 있다는 것이다. 영화 제목에서부터 들이밀며 영화의 절대적인 지분을 차지하는 그 ‘아이’가 있는데도 부모로서, 인간으로서 해야 할 최소한의 책임만 지면서 끝까지 버티고 있다. 하물며 목숨을 걸고 만나러 갔던 그들의 부모님과 장모님이 아이만은 외곽 안전지역에 맡기고 가라고 당부하는데도 거절한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갓난아이’를 방패막이로 삼으려는 추악한 심보 때문이다. 아이가 없다면 그들은 그저 의사와 한 인터넷 기자에 불과하다. 그러나 아이를 면전에 내세우면서 영화를 제작한다면 그 여파와 파급력은 몇 곱절로 뛴다는 것을 자기네들도 분명 자각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진심으로 어린아이들의 죽음이 가슴 아프고, 안타깝다. 오히려 더더욱이 그렇기 때문에 - 잔인한 이야기지만 영화에서 수차례 등장하는 죄 없는 어린아이들의 절규와 죽음을 그려낸 것도 '어린아이들이 무기가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은 아닐까'라는 염세적인 생각마저 든다. 사마를 위한 헌정작품을 기록한다는 명분 하에 그 위험한 전쟁터 한복판에서 빼내지 않고 갓난아이의 목숨을 저울질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이유가 아니라면 자신들의 신념에 눈이 먼 무책임한 부모고, 맞다면 자식을 도구로 생각하는 자들의 추악한 기록물에 불과하며 사실상 자백에 가깝다.

 

아이가 그렇게 소중하다면, 이런 세상에서 아이를 낳은 부모를 용서해달라 간청하지 말고 아이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 행동하길 바란다. 그 와중에 둘째까지 출산한 것을 미루어 보아 쉽사리 신념이 바뀔 것 같진 않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