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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 리뷰

주디 - 그저 어른들의 말을 따랐을 뿐인 어린 소녀는

Ordinary

감독 : 루퍼트 굴드

배우 : 르네 젤위거, 제시 버클리, 마이클 갬본, 루퍼스 스웰 등


가수, 화가, 연예인 등 한 때 시대를 풍미하던 예술가들의 허망하고 안타까운 황혼기를 그린 작품은 많다만 다시 재기하지 못하고 그대로 주저앉아버린 결말은 오랜만이라 생각보다 여운이 꽤나 짙다. 

 

주디의 꺼져가는 불씨의 마지막을 그린 이 영화는 주디가 실제로 겪었던 일들을 (물론 어느 정도는 각색했겠다만,) 되짚어가며 꽤나 많은 메타포와 이벤트들로 주디의 과거를 넌지시 보여준다. 또한 마치 화려한 무대 위에 선 주디의 모습과는 대비되는 앙상한 뒷모습처럼 그녀의 과거를 바탕으로 현재 주디의 실질적인 속내와는 전혀 다른 처참한 주디를 그려내곤 한다. 과거의 영광은 잊혀지고 주름이 자글자글한 인생의 황혼기임에도 그저 남들에게 사랑을 확인하고 싶고 이쁘게 보이기 위해 좋은 말씨만 골라서 하는 낙천적인 소녀 같은 겉모습에 적지 않은 연민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상기했듯 동정과 연민을 이끌어낼 수 있는 완벽한 배경 설정을 가졌음에도 주어진 소재에 비해 극 자체의 진동은 잔잔하기만 하다. 그저 2시간 동안 주디 갈란드였던 르네 젤위거의 호연으로 '주디'라는 인물에게 감정이 남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