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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 리뷰

택시운전사 - 결국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Ordinary


감독 : 장훈

배우 : 송강호, 토마스 크레취만, 유해진, 류준열 등




이방인인 송강호 (김사복)의 시점으로 사건에 개입하게 되는데, 이는 곧 '우리'들의 시선과 같다.


당시 광주사태에 있지 않았던 현 세대를 사는 우리에게는 자극적인 접근이 아닐 수 없다.


광주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출발한 택시운전사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이방인에서 광주와 동질화 되어간다. 동시에 '나'를 위한 개인적인 선택을 하면서도, 결국은 대의를 위해 움직이는 모습에 당위성이 부여되어 보는데에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영화 중반부 광주 택시기사들에게 연거푸 '미안하다' 라고 하는 것이, 어쩌면 광주사태를 묵인하고 방관하던 '우리'들의 사과를 대신 하는 것이 아닐까.



송강호와 유해진의 연기 흡입력은 실로 대단하다.


송강호는 영화 '변호인'에서 보여줬듯, 피부까지 연기하는 배우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고, 유해진 특유의 자연스러운 연기력은 보는 이로 하여금 몰입과 편안함을 주어 동질감이 생기게 만든다.


이 둘 뿐 아니라 류준열을 비롯, 최귀화, 밀정에서 큰 임팩트를 남긴 엄태구 등 많은 조연들이 뒷받쳐주면서 중반부 사건이 터지면서 몰입감은 더욱 가중된다.


다만, 독일 기자 역의 토마스 크레취만, 최기자 역의 박혁권(특히 영어발음과 심각한 척하는 표정 등)은 이들에 비해 낮은 연기력을 보여주어 아쉽다.



독일 기자 - 위르겐 힌스페터 의 역할이 다소 허무하게 소모되어버린것이 아쉽다.


너무 개연성없이 '기자의 사명'이라는 명분만으로 광주와 동질화 된 것과, 김사복과의 관계 등. 어쩌면 김사복과 더불어 '이방인', 즉 현재의 우리들을 대변하는 역할이기에, 평면적으로 그려지면 안되는 역할이었다.


여러 부분에서 더 다양하게 살릴 수 있던 역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오직 '김사복'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독일기자는 조연 급으로만 책정한 듯 하다.



같은 역사배경을 주제로 한 '화려한 휴가'보다는 신파적인 내용이 덜 하지만 아예 없진 않아, 보는데 약간씩의 이질감은 있다. 


특히 후반부 광주의 택시기사들이 십시일반하여 김사복씨의 택시를 도와주는 장면들은 잘 이끌어오던 감정선을 망쳤을 뿐더러, 지독하게 현실적이었던 무대를 어디까지가 허상이고 현실인지를 분간할 수 없게끔 만들어 이전 장면들에 대한 이질감이 크게 작용했다.


광주사태라는 주제, 송강호와 유해진 등의 출연진, 그리고 장훈 감독의 체제에서는 이렇게 평면적인 영화가 나올 줄 몰랐다.


이분법으로 나뉘어진 구도약간의 신파적인 연출은, 기대에 못 미치는 아쉬움을 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