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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 - A Winter Story 더보기
백야행 - 정교하게 흩뿌린 자욱한 안개 속 희미하게 빛나는 감정 Essential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출판사: 재인 살인사건 범행과 용의자, 그리고 그들의 행적. 그들의 '삶'에 살을 더해주는 여러 명의 조연들. 600p 2권으로 구성되어있는 이 소설은, 분명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2권 후반부까지도 새로운 얼굴들이 (거의) 끊이지 않고 등장한다. 이들은 료지와 유키호와 어떤 방식으로든 직, 간접적으로 연관되어있으며, 그들의 세계관과 삶에 생기와 활력, 나아가 극의 톤 앤 매너를 정립하고 구축하는 데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다시 말해, 범행과 관련된 이들과 그 주변인들의 실제화(實際化)하여, 아찔할 정도로 입체적이며, 동시에 정교하게 극을 구축하였고, 그들로 삼아 극의 톤과 서스펜스를 한 껏 끌어올리며 합리적 결말과 긴 여운을 이끌어 냈다고 할 수 있다. 백야행의.. 더보기
멋진 신세계 - 집요하고 세세한 비유를 통한 비판, 나아가 그 기준을 자신에게도 적용하여 본다면 Recommend 저자: 올더스 헉슬리 출판사: 문예출판사 사상과 이념의 대립 책임 없는 쾌락과 이득 vs 피, 땀 등 희생으로 얻어내는 결과와 보람 유아적 사고와 권리, 통제 vs 독자적 판단과 행동, 권리와 자유 20세기부터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미국과 서구 열강들 덕에 오늘날 민주주의와 자유경제체제는 이미 우리들에게는 너무 익숙하다. 이 책이 발간되었을 당시인 20세기 초반은 민주주의와 사회주의의 대립, 즉 서구 열강들과 러시아의 사상적 경쟁이 이루어지던 시기이다. 올더스 헉슬리는 사회주의와 전체주의의 유토피아를 현실적이면서도 깊이감 있는 세계관을 구축하여 작품 속의 몇 인물을 제외한 모든 인물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일상을 그려내지만. 민주주의와 자유를 제1순위로 두고 살아가는 현재의 우리들.. 더보기
인간 실격 - 우리는 불신이 이끄는 파멸을 어떤 태도로 받아들여야 할까 Recommend 저자: 다자이 오사무 출판사: 민음사 불신(不信). 믿음에 대한 불신 감정에 대한 불신 표현에 대한 불신 관계에 대한 불신 인간에 대한 불신 무언가에 대한 믿음이 불신으로 바뀔 때의 우울, 공허, 자괴감이라는 쓰라린 감정들. 굳게 믿고있던 무언가에 대한 불신은 그 대상을 연쇄적으로 꼬리를 물며 무한정 늘려 나갈 수 있다. 가령 누군가와의 관계처럼 시답잖은 주제부터 체제, 사상, 시대, 차별 등 철학적인 주제까지 말이다. 특히 책이 발간되었을 당시의 일본의 시대상, 즉 자신들이 일으킨 전쟁의 대패 믿어왔던 종교의 분열 지켜왔던 사상의 대립 유지해왔던 관계의 파멸 등 시대적, 시기적으로 암울했던 일본인들로부터 공감과 도의적 책임을 유도하며, 무언가에 대한 불신의 씨앗이 낳은 파멸을 맞이하는.. 더보기
7년의 밤 - 직설적인 묘사와 몽환적인 비유로 이끌어낸 심오한 톤앤매너 Ordinary 저자: 정유정 출판사: 은행나무 강렬한 서문과 프롤로그. 아이를 묘사한 것부터 이미 빠져들었다. 특히 [나는 아버지의 사형 집행인이었다]와 같이 시작부터 독자의 눈을 휘어잡고 이후에도 시종일관 쉽사리 놓아주지 않으며, [일제히 쏟아지는 카메라들의 섬광 앞에 빛의 바다에서 홀로 섬이 되었다]라는 구절처럼 훌륭한 비유적 표현으로 현재의 심정과 과거의 심정(복선)을 포착하여 끄집어낸다. 누군가를 지키려는 인력과 누군가를 해치려는 척력의 대결은 언제나 흥미로운 구도이다. 돌이 킬 수 없는 사건을 계기로 서로 폭주해가며, 결국 벽을 부수고 으깨지는 '파국'으로 치닫고 나서야 멈출 수 있는 광기를 보여주는 둘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려 한다. 이에 밀리지 않고 정유정 작가는 힘 있.. 더보기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 삽입곡 - River 영화 종이달의 Tightrope 의 밝고 따뜻한 버전이라고 느껴진다. 루프를 돌려놔도 곡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 같다. 때문에 작업하거나 귀가 심심할 때 자주 찾게되는 노래. 더보기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 - Triangle 조제, 호랑이, 물고기들의 엔딩곡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의 엔딩곡에 이어 쿠루리의 따뜻하고 일상적인 노래. 계속해서 무한감상중. 더보기
마더 - 겉으로만 표출하는 감정표현의 매너리즘 Awful 감독 : 오모리 타츠시 배우 : 나가사와 마사미, 아베 사다오, 카호 등 타국 언어에서 오는 이질감 때문일까, 아니면 연기에 대한 다른 개념과 철학을 가진 나라에 적응을 하지 못한 탓일까. 유독 일본어로 이루어진 연기는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애를 써도 겉표면에서만 감정을 분출한다는 느낌을 지우기 쉽지 않다. 이 점은 배우들의 농도 짙은 감정적 연기가 요구되며, 그에 따라 영화 전반의 분위기가 좌우되는 하드보일드 장르 영화일수록 더더욱이 그렇다. 잠시 다른 얘기를 해보자면, 케이시 에플렉은 '맨체스터 바이 더 씨'에서 고래고래 울면서 슬픔을 표현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것이 아니다.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에서 크리스토프 왈츠가 연기한 한스 란다 대령이 무서운 점은 그가 그의 감정을 곧이곧..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