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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 리뷰

파워 오브 도그 - 이분법적 간극들 사이 풍부하고 견고하게 채워진 감정들

Essential

감독: 제인 캠피온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 제시 플레먼스, 키얼스턴 던스트, 코디스밋 맥피, 토마신 멕켄지 등


파워 오브 도그에서의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선보인 연기는 과연 사람들이 입을 모아 '돌아오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로 등재될만하다'라는 얘기가 나올 법했다. 그에 지지 않는 제시 플레멘스의 명품 조연도 훌륭하고, 무엇보다 키얼스틴 던스트의 연기가 개인적으로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녀야 말로 2022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마땅히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그녀가 연기한 '로즈'의 감정을 통째로 보는 이에게 전달해주며 영화 내내 여진을 앓게 한다.

 

필의 위압적인 모습과 로즈의 위축된 모습, 그리고 그 사이 조지의 무관심한 대응은 곧 피터가 취할 다음 액션으로 자연스럽게 눈길이 이어가게 되는 식으로, 그들의 이야기가 갈마들면서 조밀하게 벌여지는 연기 앙상블이 볼만하다. 

 

파워 오브 도그는 이성애와 동성애, 미래와 과거라는 큰 두 덩어리를 필두로 여러 메타포와 레퍼런스들이 이분법적으로 나누어 떨어지며 겉으로는 절대 드러내지 않는 그 간극들 사이의 풍부하고 견고한 감정들이 특히나 빛이 난다. 이 점에서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많이 떠오르곤 한다. 어쩌면 버닝보다도 더 모호하고 의뭉스러운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