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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 리뷰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 마블 학교 거미반 선후배들의 정겨운 동창회

Ordinary

감독: 존 왓츠

배우: 톰 홀랜드, 젠데이아, 베네딕트 컴버배치, 제이콥 배덜런, 존 패브르, 마리사 토메이 등


 

2002년 첫 선으로 보였던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트릴로지, 2012년 새로운 얼굴로 다시 등장한 마크 웹 감독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 그리고 채 5년도 되지 않아 MCU라는 거대한 파도와 함께 새롭게 등장한 존 왓츠 감독의 스파이더맨 트릴로지까지. 무려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3개의 독자적인 시리즈로 만들어진 만큼 다양한 세대에 걸쳐있는 각자의 기억과 추억은 서로 다를 수 있지만, 마블/소니, 그리고 '스파이더맨'이라는 프랜차이즈를 사랑하는 영화인이라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만큼 기대가 되는 작품은 또 없었으리라.



마블의 손꼽히는 장점 중 하나는 바로 특색 있는 캐릭터들이 서로 맞붙었을 때 생기는 케미(조화)와 호흡(앙상블)을 유발하고 나아가 구현해내는 것이다. 다년간 탄탄히 제작된 수많은 영화들 중에서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이 비단 그들의 시리즈에서만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세계로 들어가 그들의 조화를 그려내는 데에 있어 일가견이 있는 마블은 이미 이 부분에 있어 맛과 재미를 보장하는 인증 마크가 확보되어 있는 셈이다.

 

그리고 이 특징은 이번 '노 웨이 홈'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선배 스파이더맨들의 화려한 체공기술과 격투, 그리고 사랑과 우정과 같은 밝은 면뿐만 아니라 그들의 작품에서 보아왔던 슬픔, 후회, 고통, 연민 등의 어두운 면 역시 이미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들이며, 이를 후배 스파이더맨에게 적용하고 서로 연대하고 치유하며 건설적인 방향으로 이끌어나가는 그들의 여정은 마치 오래간만에 만난 선후배들의 동창회를 지켜보는 것만 같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이 다소 단편적이고 또 진부한 면이 보이더라도, 변하지 않은 그들의 성격과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정겨운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훌륭한 영화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MCU 영화 중에서도 굳이 따지자면 중위권 정도에 위치한다고 생각한다. 설정면에서도, 또 방금 언급했던 것처럼 스파이더맨 선후배들을 제외하고는 다소 단편적이고 1차원적으로 묘사되고 소비된 등장인물들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확실한 것은 학수고대하던 그 동창회 무대와 공연만큼은 충분히 만족스러웠다는 것.